“신규 제품군에 하이브리드를 전면 배치하고 그 뒤에 전기차로 나아갈 겁니다. 르노·닛산·지리라는 3개의 대형 제조사와 손잡은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훌륭한 차를 선보여 한국 소비자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겠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아 언론과 만난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드블레즈 대표는 이달 10일 경기 용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디자인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르노코리아가 나아갈 방향성을 발표했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르노그룹에서 굵직한 신차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과거 사례처럼 르노코리아의 재도약을 예고했다.
드블레즈 대표는 “올해 말부터 XM3를 시작으로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투입하면 한국에서 더 많은 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르노코리아는 2008년부터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해왔고 이미 수출 중인 XM3 하이브리드는 유럽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와 비교해 르노코리아가 전기차 개발에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결코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부터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드블레즈 대표는 “2026년 한국의 전기차 비중은 20% 정도 될 것인데 이는 여전히 80%가 내연기관차라는 의미”라며 “솔직히 지금 한국에서는 전기차 구매자가 많지 않다. 한국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2026년 전기차 출시는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지리차와의 협력도 한국 시장에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를 선보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르노코리아는 지리차와 친환경차를 공동 개발해 2024년부터 한국에서 생산하는 내용의 협력을 맺었다. 이른바 ‘오로라 프로젝트’다. 이번 협력으로 르노코리아는 볼보 XC40에도 적용된 지리의 CMA 플랫폼을 활용하게 된다.
드블레즈 대표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차체가 크기 때문에 CMA 플랫폼을 사용한다. 한국 시장의 55%가 중·대형인 D와 E 세그먼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르노그룹 제품은 소형이 대부분이라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맞지 않는 만큼 CMA 플랫폼으로 중·대형 차를 국내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리의 경영 참여 가능성은 일축했다. 지리는 주주 이사회에만 참여 중이며 경영에 참여할 의사조차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르노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장점유율 10%를 예상하며 수출까지 고려하면 연간 25만~30만 대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