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잇따라 도발하고도 침묵을 유지해 눈길을 끈다. 북한은 12일 재래식 방사포를 발사했지만 이튿날 관영매체를 통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북한이 통상 무력도발을 한 다음 날 관련 보도를 통해 배경 등을 설명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처럼 통상적이지 않은 행보를 지난달 4일부터 계속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이른바 미국의 ‘김 빼기’ 전략에 침묵으로 응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전날 오전 이뤄진 방사포 도발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8시 7분~11시 3분경 서해안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를 다섯 발가량 발사했는데, 이를 대외에 알리지 않은 셈이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2일 초대형방사포(KN-25), 25일 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섞어 발사했지만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달 5일에도 4개 지역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하는 등 강도 높은 무력도발에 나섰지만 역시 침묵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최근 미국의 김빼기 전략에 의도적으로 맞대응하는 것이라는 대북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같이 밝힌 뒤 “7차 핵실험의 충격을 키우기 위해 역설적으로 침묵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또 북한이 지난 8~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차 제5기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핵 실험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같은 배경으로 풀이했다. 그는 “외부에는 오히려 핵실험을 언제 할까, 왜 그런 메시지가 없을까 의아한 것”이라며 “핵실험 임팩트(효과) 극대화를 위해 침묵하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