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3년물 10년 만에 3.5%…국고채 금리 연고점 돌파

['R의 공포' 강타]

◆코스피 2500 턱걸이

10년물 3.6% 등 일제히 급등

정부 "바이백 규모 확대할 것"


인플레이션 공포에 짓눌린 국고채 금리가 ‘금리 발작’ 수준의 급등세를 보이며 일제히 연고점을 새로 썼다. 미국 5월 물가 지표가 4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자 인플레이션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가속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며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단·중·장기물을 가리지 않고 모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23.9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3.514%로 마감하며 7일 세웠던 연고점(마감 기준 연 3.232%)을 4거래일 만에 다시 썼다. 이는 2012년 4월 6일(〃 연 3.54%) 이후 10년 만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5년물과 10년물 역시 전일 대비 22.7bp, 15.9bp 오른 연 3.679%, 연 3.654%로 각각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밖에 1·2년 만기의 단기물과 20년 이상 장기물들도 일제히 10~25bp 수준으로 치솟으며 이달 기록했던 종전 연고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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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채 선물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년 국채선물(KTB)은 80틱 하락한 104.14에, 10년 국채선물(LKTB)은 162틱 급락한 110.85에 거래를 마쳤다.

5월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뚫고 폭등하자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채권금리에 상승 압박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8.6%로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4월 물가 발표 이후 커졌던 물가 피크아웃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채권시장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폭등한 데다 원·달러 환율 역시 1280원 선을 재돌파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주로 예정됐던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고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에 대한 경계감 역시 짙어진 상황이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연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6월에는 기준금리 50bp 인상이 고수될 가능성이 높지만 7월 75bp 인상 가능성은 커졌고, 9월 25bp 회귀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물가 지표의 서프라이즈로 연준이 당장은 긴축 기조를 강화할 유인이 더 크다”며 “미 고용 시장에서 초과 수요가 꺾이는 신호가 감지되기 전 채권금리 반락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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