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인 존 앨런(사진)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이 카타르 정부를 위해 불법 로비 활동을 한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는 도중에 사임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12일(현지 시간) 앨런 소장이 “무거운 마음으로 연구소를 떠난다”면서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임을 알고 있다”며 연구소에 보낸 e메일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의 불법 로비 정황은 FBI가 앨런 소장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전자기록을 압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 연방검찰은 앨런 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니파 아랍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며 외교적 고립 정책을 펼치던 2017년에 카타르를 위해 불법 로비를 벌인 혐의를 포착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법에 따르면 외국 정부를 위해 로비 활동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법무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앨런 소장은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은 채 카타르 고위 관리와 미국 관료들의 접촉을 주선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밀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전적 대가를 챙기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앨런 소장은 대변인을 통해 결백을 주장했지만 연구소 측은 AP통신의 보도 직후 그의 직무를 정지했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을 이끈 앨런 전 사령관을 2017년 말 연구소장으로 임명한 뒤 연간 100만 달러(약 12억 7900만 원)를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