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이미 6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38억 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무역적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환율마저 널뛰면서 수입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만약 6월까지도 무역적자를 되돌리는 데 실패하면 14년 만에 3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된다.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재정과 경상수지가 모두 적자인 ‘쌍둥이 적자’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50억 690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12.7% 줄었다.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조업 일수가 전년보다 2일 적었기 때문으로 일평균 기준으로 보면 수출액은 14.2% 늘었다.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17.5% 증가한 210억 6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59억 95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에너지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을 보면 10일 기준 배럴당 118.94달러로 1년 전보다 68.2% 올랐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88.1% 증가했으며 석탄과 석유 제품 수입액도 각 223.9%, 86.2% 늘었다. 원·달러 환율 오름세에 수입품에 대한 원화 지출액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 가격 폭등세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어 이달 전체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 랠리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별로 보면 무역수지는 올해 2월과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적자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이나 환율 문제에 정부가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외 요인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무역 적자 행진이 하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역수지의 적자가 불어나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도 현실화할 조짐이다.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70조 40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신인도를 가늠하는 두 지표가 악화하면 국가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치며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