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단독] 예산권도 노리나…예결위 상시화 법안 꺼낸 巨野

"편성 지침부터 보고 의무화"

맹성규, 국회법 개정안 발의 예정

5년마다 사업 원점서 재검토

'영기준예산제'도 도입하기로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겸임이 불가능한 상설 상임위원회로 전환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개정안은 예결위가 재정 총량 및 상임위원회별 지출 한도를 심사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핵심이다. 기획재정부의 예산안 편성 지침 단계부터 국회가 보고를 받아 사실상 예산안 편성에 공동으로 참여하겠다는 취지다. 5년 단위로 모든 사업의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영기준예산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예결위 간사인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예결위는 상임위로 전환되고 3단계 예산 심의 방식이 도입된다. 기획재정부가 재정 총량과 지출 한도를 보고하면 예결위는 이를 먼저 심사하고 이후 상임위가 심사한 내용을 예결위가 다시 종합해 심사하는 구조다. 이후 국회 재정총량보고서를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 안건과 함께 논의하도록 강제하겠다는 계획이다.



맹 의원은 법안 제안의 이유로 “실제 집행률이 저조한 사업이 점증주의 관행에 따라 그대로 편성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8800여 개에 이르는 지출 사업을 심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예결위가 1년 한시 특별위원회로 운영되면서 비롯된 연속성과 전문성 부족, 심사 기간의 한계 등도 근본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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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 의원은 국가재정법 및 국가예산정책처법 개정안도 동시에 발의할 방침이다. 특히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영기준예산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영기준예산제도는 5년 단위로 모든 사업의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 효과성 검토를 담당한다. 중앙 관서의 장은 예산요구서를, 기금 관리 주체는 기금운용계획안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고하기 전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는 조항도 신설된다. 국회 결산 심사 결과를 예산안 편성에 반영하도록 해 국회의 예·결산 심의 기능을 강화하고 국가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맹 의원은 설명했다.

민주당은 당내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인 만큼 개정안 처리를 서두를 방침이다. 민주당 원 지도부는 법안 주요 내용에 대한 논의를 마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산 편성, 심의 개선을 위한 입법 토론회에서 “기재부가 모든 키를 갖고 예산 심사를 다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회는 완전히 들러리를 서고 있다. 무슨 국회에 예산심사권이 있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그는 “국가 운영의 근간인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심의하느냐는 중차대한 개혁 과제”라며 “향후 헌법 개정은 물론 국회법 개정 또는 관행적 시스템을 바꾸는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기 국회의장을 맡게 될 김진표 의원도 예산심의권을 강화하는 개정안 취지에 공감대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의원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국회가 사업별 예산 심사를 제대로 못 해왔는데 예산안이 편성될 때마다 심의 과정도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이나 국회법 개정 등 절차적인 완결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예결위 상시화 등에 대한 의견은 연말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예산 심사 시스템으로는 수박 겉 핥기식 심사가 반복된다는 이유에서 제기돼왔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예산 국회’를 상설화하거나 예산 관련 논의 공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식 등으로 졸속 심사를 방지하자는 얘기다. 다만 민주당이 여당일 때는 이에 대한 목소리를 듣지 않다가 야당이 된 뒤 이에 대한 개정안을 제출하자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 절대다수인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마자 예결위 상시화 등을 제시하는 것은 좋은 취지라도 의도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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