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대 실손보험료가 최근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가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장하는 실손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가입자의 상황에 맞춰 4세대로 전환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단 구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하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가 이달까지 진행된다. 보험료가 부담되는 경우라면 전환을 고민해볼 만하다. 다만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어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가 많이 필요한 경우라면 전환이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최근 보험 업계에 따르면 2021년 6월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 개인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의 50%를 할인해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의 최신 상품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계약 전환 제도를 활용하면 별도의 심사도 필요 없다. 단 전환에 따라 보장 종목이 질병에서 상해까지로 확대되거나 보장이 추가된 질환 중 예외적으로 심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에는 전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실손보험은 3900만 명 이상이 가입하며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출시된 시점에 따라 1~4세대로 구분된다.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과잉 진료를 억제하고 가입자 간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해 보험료 할인·할증제가 적용됐다.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이 300만 원을 넘을 경우 보험료가 최대 300%까지 할증된다.
비급여 진료에 대한 보험료가 오르는 대신 4세대 실손보험은 이전 세대의 실손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며 가입자가 비급여 진료를 이용하지 않으면 5%대의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보험료 인상도 없다.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보다 75%가량 저렴하며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과 3세대 신(新)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보다는 각각 60%, 20% 낮은 수준이다.
1~3세대 실손보험은 앞으로도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보험료가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이용량이 적고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4세대로의 전환을 고려할 만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해서도 안 된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는 저렴한 대신 진료비 자기 부담 비율이 20~30%로 높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계속 이용해야 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상황 등이라면 이전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특히 1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금 청구 시 자기부담금이 없다. 가입자에 따라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통해 1년간 보험료를 할인 받는 것보다 향후 의료 이용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기존 1~3세대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철회 제도도 있어 구세대 상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환 후 6개월 이내 보험금 수령이 없는 경우에는 계약 전환을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철회 신청일이 전환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더라도 전환 전 계약으로 환원 가능하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전환은 어렵지 않지만 본인의 건강 상태, 의료 이용 성향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며 “보험료 부담 여력 등 본인의 경제적 상황을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