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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BTS, 팀 활동 잠정 중단 "방향성 잃어…새 챕터 준비"

■쉼없이 달린 시즌1 종료 선언

RM "랩 번안하는 기계 돼" 슈가 "억지로 날 쥐어 짜" 고뇌

진, 병역법 개정 불발땐 입대 불가피…멤버들 홀로서기 시동

제이홉 등 솔로앨범 발매 채비…"BTS 챕터2 가기 위한 발판"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한 BTS. 사진은 10일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 컨셉 포토.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한 BTS. 사진은 10일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 컨셉 포토.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그룹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긴 휴식기 없이 활동하며 쌓인 피로감과 눈 앞으로 다가온 병역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TS는 14일 밤 유튜브 채널 ‘방탄TV’의 ‘찐 방탄회식’ 영상을 통해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팀 활동 중단을 알렸다.

리더 RM은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나와 우리 팀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만 하는 게 내 역할”이었다며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런 걸 얘기하면 팬들에게 무례해지고 보답을 못 하는 것 같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정규앨범 대신 베스트 앨범 격인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를 발매한 것도 이러한 번아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슈가는 “억지로 (나를) 쥐어 짜내고 있었고, 지금은 진짜 할 말과 가사가 없다”고 고뇌를 전했다. 멤버들은 힘들었던 활동과 이번 중단 선언에 대한 고충과 부담을 전하며 눈물짓기도 했다.

‘프루프’ 활동을 마지막으로 솔로 활동에 나서는 BTS. 사진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을 방문한 BTS. 로이터연합뉴스.‘프루프’ 활동을 마지막으로 솔로 활동에 나서는 BTS. 사진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을 방문한 BTS.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번 단체활동 중단에는 멤버들의 번아웃 뿐 아니라 병역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으로 병역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진은 올해 입대를 해야 한다. 멤버들이 동일한 시기에 입대를 하지 않는다면 솔로 활동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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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은 BTS의 시즌 1이 원래 ‘ON’까지였다고 밝혔다. 2022년 2월 ‘ON’ 발매 후 월드투어로 시즌 1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팬데믹으로 붕 뜨게 됐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속에서 활동을 이어왔다고 전했다.'ON'과 ‘다이너마이트’ 까지는 멤버들의 방향성이 확실했지만, 억지로 활동을 연장해 가며 정체성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데뷔 후 9년 동안 BTS가 전세계에 끼친 선한 영향력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수년전부터 노골화된 서구사회의 아시아계 혐오와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지난해 3월 트위터에 "진심으로 분노한다"며 관련 해시태그(#)를 붙이는 것을 시작으로 유니세프와 전 세계에 희망을 전하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방문은 '선한 영향력'에 정점을 찍은 사건이었다. 방탄소년단은 당시 미국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의 마지막 날 백악관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하고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슈가는 면담 전 기자회견을 통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일이 아니다"라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팀 활동 중단 후 멤버들의 홀로서기는 제이홉의 솔로앨범 발매로 시작된다. 앞서 제이홉이 다음 달 열리는 미국의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서 헤드라이너로 무대를 꾸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곧 솔로 앨범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RM은 “비정규음원인 믹스테이프로 발매됐던 멤버들의 곡이 이제 정식으로 발매될 것”이라고 말했고, 제이홉은 “솔로 활동이 BTS의 챕터 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진은 “배우가 하고 싶었고, 미련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인생은 모르는 것”이라며 연기활동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BTS는 10일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의 음악방송 출연 등을 마지막으로 팀 활동 잠정 중단에 들어간다. 이후 그룹 활동은 예정된 바 없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며 “롱런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레이블 차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팀 활동 완전 중단이나 해체가 아님을 강조했다. BTS의 팀 활동 중단 선언에 이날 하이브 주가는 오전 한때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20% 선에서 하락폭을 유지했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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