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22’의 부대 행사로 열린 ‘유스포럼’에서는 10대 학생 9팀의 발표에 대해 심사위원들의 다채로운 호평과 제언이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희권 한국과학기술지원단 부단장은 환경적 요인이 후생 유전 곤충의 외골격 색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신민준 용인한국외대부설고 학생의 발표에 주목했다. 신 군은 후생 유전 곤충이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생태계 먹이사슬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며 “과학이 우리에게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단장은 “선한 과학을 하자는 마지막 메시지가 좋았다”며 연구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 흡수를 지연하는 성분인 ‘알긴산’을 이용해 친환경 수분 흡수제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한 김나연 한국켄트외국인학교 학생의 발표에 대해서는 상품화 제언도 나왔다.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플라스틱 팬데믹’ 시대가 됐는데 연구가 인류에 유용하게 쓰이기를 기대한다”며 “이 연구를 어떻게 발전시켜서 상품으로 만들지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양은 “완전히 분해 가능한 생리대 제작도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우주선(cosmic rays) 입자의 일종인 ‘뮤온’을 조사한 김비완·이소은·조가람 숭의여고 학생들의 연구 역시 과감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부단장은 “(서은숙 메릴랜드대 교수가 재직 중인) 메릴랜드대에 진학할 것을 추천한다”는 농담을 던지며 “새로운 분야로 연구도 어려운데 끝까지 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은숙 교수 역시 “고등학생이 뮤온 측정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아주 큰 도전을 한 것”이라며 좋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서 교수는 대상을 수상한 김서영·박준형 용인한국외대부설고 학생들의 발표에 대해 “연구가 실패했다는 점을 잘 설명한 점이 좋았다”는 심사평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의 발표가 모두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그는 “교실에서의 공부와 달리 연구에는 정답이 없다”며 “연구를 할 때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장려해야 하며 연구자들 역시 실패에 대해 잘 발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들은 내년 참가자를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부단장은 “창의적이고 좋은 내용이었다”면서도 “다른 연구 결과를 모방하기보다 학생답게 보다 창의적인 과학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