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국發 고강도 긴축 파고, 정교한 복합처방으로 넘어라


미국이 고강도 긴축에 돌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1981년 이후 최악으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최대 폭 금리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동원한 것이다. 연준은 7월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로 현재 1.75%인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정책금리 상단(1.75%)과 같아졌고 다음 달에는 금리 역전 현상마저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고 원·달러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한국은행이 7월에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이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7%대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1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자산 버블 붕괴 속에 19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가 시한폭탄으로 돌변해 연쇄 부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당국은 진퇴양난의 복합 위기에 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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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통화·금융 수장들은 16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에 주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해외발 요인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 이럴수록 세제 지원과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물가 및 서민 생활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환시장의 안전판으로 작용할 한미 통화 스와프도 서둘러 추진해 수입 물가를 안정시키고 해외 자금 이탈을 막아야 한다. 금리를 어느 정도 올리면서 가계 부채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도록 방파제도 쌓아야 한다. 지금은 물가 상승과 가계 부채 폭탄, 경기 침체의 삼각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 어느 때보다 정교한 복합 처방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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