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자 일주일에 3번이 넘도록 회식과 모임이 잦아진 오과장(38). 입맛을 돋우는 기름진 음식과 시원한 맛에 들이켰던 생맥주가 문제였을까. 한달새 체중이 5kg이나 늘었다. 주말에도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술자리에 갔는데, 다들 살이 쪘다는 말에 안심하던 중 체중이 늘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한 친구의 소식을 전해듣고 깜짝 놀랐다. 오과장도 최근 허리 주변에 뻐근한 통증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볍게 생각하고 치료를 미뤘다가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진행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에 걱정이 된 오과장은 가까운 병원에서 전문적인 진료를 받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그동안 미뤄졌던 회식들이 재개되는 분위기다. 매일 밤 번화가를 보면 퇴근 이후 한 잔 술로 피로를 달래는 직장인이 부쩍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맥주 출고량을 살펴본 결과 거리두기 해제 전보다 85~95% 가량 출고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취해소제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약 50%가 상승했다.
하지만 삼겹살, 곱창 등 기름진 음식을 곁들이는 술자리 특성상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술은 그 자체로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 알코올은 1g당 약 7kcal로 고칼로리 에너지원인 데다 체내 흡수가 빨라 지방으로 쉽게 전환되는 특징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체중 증가가 오과장의 사례처럼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척추는 신체의 하중을 지탱하고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체중이 늘면 척추에 실리는 무게가 커진다. 그만큼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를 압박하게 되고, 허리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심할 경우 디스크가 제 자리를 벗어나는 허리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허리 통증이 나타났을 때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외로 체중증가가 척추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둘의 밀접한 상관관계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유럽비만학회에서도 뚱뚱한 사람이 허리 통증을 경험할 확률은 날씬한 사람에 비해 대략 15%나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한약처방, 약침치료 등을 포함하는 맞춤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환자의 식욕 강도나 비만 정도에 맞는 한약처방으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어 순수 한약재를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산삼 약침, 자하거 약침으로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약침의 비만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밝혀져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산삼 약침을 투여한 비만 쥐는 약침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지방 축적 방지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에서도 비만 치료가 체중감량과 더불어 척추 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비만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의 체질에 맞는 처방으로 관절 약화와 근 손실을 예방하고 감량한 체중의 유지를 돕는 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뼈와 주변 근육 및 인대를 적절한 방향으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의 경우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해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면서 척추의 배열까지 바르게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길고 지루했던 팬데믹의 시간을 뒤로 하고 즐거운 술자리를 맞이하며 이를 뿌리치기 힘든 심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순간의 즐거움과 건강을 맞바꾼다면 무슨 소용일까. 기름진 음식과 술을 줄이고 틈틈이 운동을 실천해 건강한 몸을 가꿔 나가도록 하자. /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