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방안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국방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 시범사업을 오는 20일부터 시작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약 6개월간 시범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병사는 평일 일과 후인 18∼21시와 휴일 오전 8시 30분∼21시에만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시범 사업이 실시되면 ‘최소형’, ‘중간형’, ‘자율형’ 세 유형에 따라 소지 시간이 확대된다.
현역병의 경우 최소형은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일과 이후(17시 30분)부터 21시까지 휴대폰을 소지할 수 있다. 중간형은 아침 점호 이후부터 21시까지, 자율형은 24시간 내내 소지할 수 있다. 훈련병의 경우 입소 1주 차 평일 30분, 주말·공휴일은 1시간 사용을 허용하는 ‘최소형’과 입소 기간 중 평일 30분, 주말·공휴일 1시간을 허용하는 ‘확대형’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번 시범 운영은 각 군별 2~3개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국방부는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임무 수행과 보안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고 향후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장병 소통 여건 개선과 생산적 복무여건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군부대 내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문재인 정부 들어 허용됐다. 국방부는 2018년 4월 육군 4개 부대를 대상으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뒤 대상 부대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다가 2020년 7월 전면 도입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병사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국방부도 이에 따라 사용 시간을 확대할 전망이다.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육군 15사단 기간병 5000여 명을 최소·중간·자율형 3개 집단으로 나눠 1차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당시 참여 병사의 72%는 24시간 소지하는 자율형을 선호했다. 이들을 통솔·관리하는 간부 1300여 명은 아침 점호 후 오후 9시까지 소지하는 중간형을 선호하는 비율이 45%로 가장 높았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군부대 내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족 및 사회와 소통할 수 있어 군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군인들의 정신력이 해이해지고 도박 중독, 부대 내 기밀 유출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된 바 있다. 또 사용 시간 규제로 인해 사업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군부대 내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자기계발 여건 개선 등 긍정적인 기능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무 수행과 보안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시간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