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첫 리허설부터 좋아…에너지 기대"

◆20여년만에 뭉친 韓재즈계 거장 웅산·배장은

'재즈 리부트' 시리즈 첫무대 올라

오랜만의 공연…모든 곡 편곡 '열정'

"아이처럼 신나, 즐거운 잔치 느낌"

23일 함께 공연하는 재즈보컬 웅산(오른쪽)과 재즈피아니스트 배장은.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23일 함께 공연하는 재즈보컬 웅산(오른쪽)과 재즈피아니스트 배장은.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도 들고, 심리적으로 위축됐어요. 미국으로 다시 유학 가는 꿈을 자주 꿨는데 일종의 우울한 증상이었던 것 같아요. 공연 준비를 하면서 아이처럼 신나 있어요. 즐거운 잔치를 해 보자는 생각이에요.” (배장은)

“이번 공연을 기회로 배장은이 얼마나 멋진 뮤지션이었는지 느끼면서 관객들에게도 다시금 전해주고 싶었어요. 함께하는 밴드 멤버들도 한국 재즈를 이끌 친구들인데 이번 기회에 누가 멋있는지 보려고요.” (웅산)



재즈보컬 웅산(49)과 피아니스트 배장은(48)은 한국의 재즈 2세대 뮤지션을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웅산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고 배장은도 2009년 재즈레이블 ‘블루노트’의 간판 연주자인 그레그 호스비의 제안으로 미국에 진출해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숱하게 협연했다. 그런 두 사람이 23일 마포아트센터 재개관 기념으로 열리는 ‘재즈 리부트’ 시리즈의 첫 공연인 ‘하모니 배장은X웅산’을 통해 오랜만에 한 무대에 선다. 대극장에서 같이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20대 초반 클럽에서 즉흥 잼 세션으로 함께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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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선릉역 인근 작업실에서 만난 배장은은 “첫 리허설부터 예상대로 상당히 조화로웠다.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연 준비 자체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웅산 역시 앞서 진행했던 전화 인터뷰에서 “클럽 중심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에게 큰 공연장은 긴장을 줄 수 있는데, 그래서 선배로서 더 멋지게 해내고 싶다”고 전했다.

배장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초등학생인 두 아이들 생각에 외부에서 오는 작업 의뢰만 소화하고 클럽 공연을 접었다. 피아노 연주가 본인에에는 숨통이 트이는 일이었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췄다. 그래서 배장은은 공연 제의를 받은 후 ‘큰일이 내게도 다시 들어오는구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또 공연장에 걸린 큼지막한 포스터에도 감동했다.

그는 함께할 파트너로 웅산을 떠올렸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웅산은 지난해부터 한국재즈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무대에 적극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노들섬에서 서울재즈페스타를 주최하는 등 바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배장은의 당차고 빛나는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함께했다. 배장은은 “웅산이 없었으면 공연을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두 사람은 23일 공연에서 자작곡들과 스탠더드 재즈 넘버를 버무려 들려줄 예정이다. 본인들의 자작곡 가운데 웅산은 평소 잘 부르지 않던 ‘투 파(Too Far)’를 선곡했고 배장은은 2019년에 발매한 앨범에서 ‘모란봉’과 ‘리버레이션 아말가메이션(Liberation Amalgamation)’을 골랐다. 배장은은 이번 공연을 위해 세트 리스트로 준비한 곡들을 모두 재편곡했고 웅산 역시 준비 기간에 적극적인 격려를 보냈다. 배장은의 연주와 웅산의 보컬이 어우러진 에너지를 공연장에서 불태우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재즈 공연의 백미라 할 앙코르도 기다리고 있다. “제 연주가 식전 와인, 웅산 님의 레퍼토리가 애피타이저라면 앙코르가 풀코스 요리일 거예요. 재즈 공연은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사운드도 확 달라져요. 얼마만큼 웅산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뽑아낼 수 있을지 기대돼요(배장은).”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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