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동학개미 믿음 저버린 삼성전자…결국 '5만전자'로 추락

美 자이언트스텝發 투심 위축

외국인 어제만 4360억원 '팔자'

증권가도 삼성전자 눈높이 하향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 속에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5만전자’로 속절없이 추락했다. 강달러로 ‘셀코리아’가 지속되면서 대형주인 삼성전자가 매도 타깃이 된 데다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겹악재’에 휩싸였다. 이에 더해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를 받쳤던 개인들 역시 매수 열기가 식으면서 주가가 맥없이 무너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81% 내린 5만 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6만 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020년 11월 4일(5만 8500원)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2.46% 떨어져 5만 94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는 10일부터 15일까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 1월 3일 종가(7만 8600원) 기준 469조 2249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반년 만에 113조 원이나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이날에만 4360억 원어치를 쏟아냈다. 개인과 기관은 외국인의 매도 폭탄을 받아내며 각각 3861억 원, 362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하고 있다. 이 기간에 2조 5346억 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외인들의 ‘팔자’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2004년 4월 13일 60%를 넘겼으나 이후 서서히 낮아져 이날 기준 49.97%(잠정치)까지 빠지며 50%를 밑돌았다. 이는 2016년 4월 28일(49.5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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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도화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D램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최대 8%,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대 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로 제품 재고량은 늘고 있는데 모바일 및 PC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 공급망 이슈 또한 삼성전자에 ‘겹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부품 부족, 중국 봉쇄,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 우크라이나 전쟁 등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복합 요인들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보다 4.1% 감소한 13억 3330만 대로 예상했다. 연초 예상보다 5000만 대가량 하향 조정된 수치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내려 잡으며 투자심리 위축에 한몫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 주가도 8만 8000원에서 7만 9000원으로 낮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후반기부터 세계경제에 더욱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수요 둔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60조 1000억 원)를 종전보다 3.1%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8만 7000원에서 8만 3000원으로 내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는 거시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하향 중인 상황에서 그 폭을 확인하는 진통 구간”이라고 했다.

추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축소되면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바닥은 5만 7000~6만 1600원으로 형성되겠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 수준인 5만 3000원까지 일시적 추락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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