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에도 골프장 인기가 뜨겁다. 인천 송도의 회원제 골프장 잭 니클라우스GC는 포스코 그룹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홀당 최고 가격인 16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매물로 나왔던 클럽모우는 홀당 90억 원의 매각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강원도에 위치한 골프장까지 홀당 100억 원이 거론되면서 몸값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그룹 부동산 관리 계열사 포스코O＆M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우선 매수권 행사를 통해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번 매각은 회원권 부채 2350억 원에 추가 자본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잭니클라우스GC 전경/사진제공=잭니클라우스GC.잭니클라우스GC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잭 니클라우스 골퍼의 이름을 땄다. 2010년 10월 송도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설립됐다. 최대 주주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CI)로 홍콩 소재 투자회사 ACPG K-Land(45.6%), 포스코건설 29.9%, 트로이카인베스트먼트(25.4%)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NSCI는 국내 골프장 인기가 이어지자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했다. 이번 매각은 인수 예정자를 정한 뒤 공개 입찰을 추가로 실시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됐다. 포스코O＆M이 예비인수자로 선정된 뒤 진행된 본입찰에서 칸서스자산운용이 3000억 원대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입찰 열기가 이어졌다. 포스코O＆M은 새로운 입찰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잭니클라우스GC는 이번 매각에서 3000억 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으면서 홀당 1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최고가에 거래된 사우스스프링스CC의 거래 가격(홀당 95억)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경기 이천에 위치한 18홀 대중제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를 1721억 원에 인수했다.
코로나 엔데믹에도 골프장 몸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로 이용객이 증가하자 홀당 가격 역시 최고가를 경신해왔다. 2020년 최고 몸값을 기록한 골프클럽Q(구 안성Q)는 홀당 72억 원에 거래됐다. 이번 잭니클라우스GC가 홀당 160억 원을 인정받으면서 2년 사이 홀당 가격이 2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지방 소재 골프장의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최근 매각 협상이 진행됐던 강원 홍천 소재의 27홀 대중제 골프장 클럽모우는 홀당 92억 원 이상에 거래가 논의된 바 있다. 대주주 모아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칼론인베스트먼트를 선정하면서 2500억 원에 가까운 매각가가 형성됐다.
앞서 모아건설 계열 모아미래와 하나금융은 컨소시엄 결성을 통해 2020년 두산중공업으로부터 클럽모우를 185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후 골프장 이용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자 이용객을 위한 숙박시설인 골프텔 시설도 확충하면서 2년 만에 700억 원 이상 몸값을 높였다. 매도자 측은 새로운 인수 의향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자 매물을 다시 거둬들인 상태다.
매물로 나온 큐로CC의 매각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큐캐피탈은 2018년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던 큐로CC를 인수해 27홀 확장 등 시설 보수 작업을 거쳐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매각 주간사 삼정KPMG와 KB증권을 통해 인수 의향자를 중심으로 마케팅 작업을 진행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큐로CC는 수도권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홀당 100억 원 이상 가격이 예상된다"며 "최근 골프 이용객 연령층이 젊어지면서 골프장 매물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