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고수' 넣은 아이스크림 먹어봤니?…중국 아이스크림 시장의 급성장[中心잡기]

2019년 세계 1위 올라, 6년 새 2배 성장

바이주·꼬냑 넣은 쫑쉐까오, 비싸도 잘팔려

온라인 판매 늘고, 콜라보 제품도 인기





중국에선 얼마 전 구이저우 마오타이가 선보인 아이스크림이 화제입니다. 실제 마오타이의 최고급 상품인 도수 53도의 페이톈 마오타이가 들어가 있어서 아이스크림도 알콜 도수가 3% 정도 된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직후 혈중 알콜 농도가 확인되는 만큼 운전자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자마자 운전해선 안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중국 최고 바이주 업체인 마오타이가 뛰어들 정도로 중국 아이스크림 산업은 최근 엄청난 호황입니다. 시원한 음료는커녕 찬 물도 꺼리던 중국에서 이제는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 정도라니. 중국의 변화가 엄청납니다.



급성장하는 아이스크림 시장


원래 중국 사람들은 차가운 음료나 음식을 먹으면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해서 아이스크림 시장이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국도 최근 들어 아이스크림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국의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839억 위안에서 2021년 두배 가까이 성장한 1600억 위안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마다 평균 11% 가량 성장한 것이죠.

시장 규모만 보면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시장입니다.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9년에 1380억 위안으로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중국의 1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은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적은 수준입니다. 1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을 보면 일본, 미국, 유럽 등이 연간 6~10kg인데 비해 중국은 약 3.5kg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업체, 외국계 치열한 경쟁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은 이리, 허루쉬에, 멍니우, 취에차오 등이 빅4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리는 세계 5대 낙농 회사, 8년 연속 아시아 낙농 업계 1위를 기록중인 중국의 대표 유제품 기업입니다. 최근 1년간 주가는 약간 횡보 추세지만 꾸준히 상승하는 우량기업입니다.

허루쉬에는 유니레버사의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월스의 중국명입니다.

3위 멍니우 역시 중국 내몽골에 기반을 둔 세계 8대 낙농업체입니다. 우유, 아이스크림, 분유, 치즈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04년 홍콩 증시에 상장됐는데 올해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명 취에차오는 스위스의 세계 최대 식품 제조업체 네슬레입니다. 커피 제품이 유명하지만, 중국에선 아이스크림도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이리, 멍니우 같은 유제품 중심의 기업들은 최근 아이스크림 부문의 성장세가 다른 제품군을 크게 앞지를 정도여서 회사 내 위상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는 아이스크림 업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쫑쉐까오입니다.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의 가격이 66위안, 한화 약 1만 2000원입니다. 창업 3년 만에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고, 2020년 광군제 때는 티몰 빙과류 품목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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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 기왓장을 모티브로 한 모양이 특징이고, 막대는 나무가 아닌 짚으로 만들어 아이스크림의 맛을 해치지 않게 했습니다. 신장 지역에서 공수한 고가의 적포도, 아일랜드산 치즈, 가나산 초콜릿, 일본 수입산 말차 등 최고급 재료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에 온라인 판매 증가라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자상거래 쇼핑몰과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이용하는 소비가 늘어났습니다. 아이스크림 분야는 2020년 오프라인 판매가 95%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1년 만인 2021년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판매 비중이 80%대 20%로 온라인 판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에 나서는 브랜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8년 약 60개에서 2019년 140개, 2020년에는 220개까지 증가 추세가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300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온라인 판매 증가의 배경에는 물류 시스템의 뒷받침도 있습니다. 중국의 콜드체인 물류 시장 규모는 2014년 1346억 위안에서 2020년 3528억 위안까지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커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맛과 콜라보 제품의 증가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존의 우유맛, 초콜릿, 딸기, 수박, 옥수수 등에서 밀크티, 커피, 치즈케이크, 샤인머스캣 등을 넘어 최근에는 복숭아막걸리맛, 고수맛, 와사비맛, 파맛 등

특이한 맛의 아이스크림도 호기심 많은 젊은 층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식초회사인 헝순식초공업은 식초, 청주, 간장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이스크림 업계와 이종 업계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도 눈에 띄고 있습니다. 쫑쉐까오는 2019년 바이주로 유명한 루저우라오자오와 52도 술이 담긴 '필름 끊기는 아이스크림'을 출시했습니다. 40도짜리 꼬냑이 담긴 술도 판매됐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20대에게 인기가 높은 바이주 업체 장샤오바이도 2020년 멍니우와 아이스크림을 선보였습니다.

협업은 식품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회사로 확산됐습니다. 게임, 피규어 브랜드, 캐릭터 업체, 자동차 브랜드 등과 손잡고 내놓은 제품들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고객 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저칼로리, 저지방을 강조한 건강한 아이스크림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재료에 구아바, 녹두, 오트밀 등 건강식품이 함유된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최근에는 유당불내증,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아이스크림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각 지방정부는 젊은이나 학생, 어린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지역 랜드마크를 중국 유명 관광지 모양으로 만들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우한의 황허러우, 청두의 싼싱뚜이, 창샤의 타이핑라오제, 베이징의 베이하이공원과 티엔탄공원 등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과 같은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 소비층인 MZ세대는 물론 4050세대까지 아이스크림과 지역 랜드마크를 함께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여행의 재미를 더합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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