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숙명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면역체계 노화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헬스데이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노인학 대학의 에릭 글로패크 교수 연구팀은 최근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이 면역체계의 노화를 촉진해 결국 암, 심장병 같은 질병을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50세 이상 실험자 5700여 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스트레스, 일상 스트레스, 만성 스트레스 등에 관한 설문조사와 함께 혈액 샘플을 채취, 유세포 분석기(flow cytometry)를 통해 혈중 세포들을 분석했다.
유세포 분석기란 혈중 세포가 레이저 앞을 통과할 때 세포의 크기와 기능 등 세포가 가지고 있는 여러 특징을 측정하는 장비이다.
그 결과 스트레스 설문조사 자료로 매긴 스트레스 점수가 높을수록 질병과 싸우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가 적고 백혈구가 노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교육 수준, 흡연, 음주, 체중, 인종 등의 변수를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연구팀은 “흡연, 음주와 같은 위험한 생활 습관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면서도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음주와 흡연만이라도 절제하면 스트레스에 의한 면역체계의 노화 촉진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에 ‘참된 건강 기획(True Health Initiative)' 회장이자 예방-생활 의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카츠 박사는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않으면 면역체계 노화가 빨라진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논평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의 차이도 결국은 면역체계 활성도의 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달 13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