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과 쏠림' 심화…상위권 학교 고3 69% 차지

자사고 등 52개 학교 조사결과

8년전엔 거의 반반씩이었지만

의학계열 인기·통합수능 영향

3학년 564개반중 387개가 이과

문과에선 '상위권 공동화' 현상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9일 강원 춘천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9일 강원 춘천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율형사립고와 지난해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상위권 고교의 경우 3학년 10학급 가운데 7개꼴로 이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으로 이른바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자사고 28곳,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일반고 24곳 등 모두 52개 학교를 조사했더니 올해 3학년 564개 학급 가운데 387학급이 이과(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 기준)였다. 무려 68.6%에 달한다. 문과 학급은 177개반(31.4%)뿐이었다.



학교별 응시자를 확인할 수 있는 2015학년도 수능 자료에 따르면 이들 학교에서는 문과(사탐 응시)가 46.3%, 이과(과탐)가 53.7%로 거의 반반이었다. 지난 8년 동안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이 확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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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학교 체제별로 보면 전국단위 자사고 8곳은 8년 동안 이과 비율이 59.0%에서 69.7%로 높아졌다. 서울소재 자사고 또한 55.7%에서 68.6%로 높아졌다. 지방 소재 자사고는 이과 학급 비율이 69.9%에서 81.6%, 서울대 합격자 수 상위 24개 일반고는 50.5%에서 66.5%로 늘었다.

학교별로 보면 북일고·휘문고·공주사대부고(각 83.3%), 세화고(81.8%), 해운대고(90.0%) 등의 이과 학급 비율이 80%가 넘었다. 고교의 경우 상위권의 이과 쏠림이 심각하지만 주요 대학의 문·이과 선발 비율은 거의 반반이다. 2023학년도 입학전형 계획 기준(정원 내)에 따르면 전국 일반대학 선발인원은 문과 43.8%, 이과 56.2%로 이과 선발 비율이 높다. 하지만 서울소재 대학의 경우 51.9%가 문과, 48.1가 이과로 문과 선발인원 비중이 근소하게 높다.

문과에 비해 선발인원이 많지 않은데도 이과 쏠림이 심화하는 것은 인문·사회계열 전공생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의치한약수’(의예과·치의예과·한의예과·약학과·수의예과)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통합 수능에서 미적분 등 이과 선택과목이 고득점에 유리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대부분 이과를 선택하면서 문과에서는 성적 상위권 학생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합 수능 첫해인 2022학년도 입시에서 문과 합격점수는 대폭 하락하고 이과 학생들의 문과 상위권대 교차지원이 많았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기업 연계 계약학과 등이 신설되면 이과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른바 ‘문송’ 현상을 가볍게 볼 상황이 아니다”며 “이과 쏠림은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 학생 선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발전 방안을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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