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료용 라면·빵 먹어라"…구례 아동센터 학대 의혹

가축 사료용으로 공급 폐품 간식으로…식비 등 횡령 가능성도

"육체적·정서적 학대도 있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전남 구례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보호 아동들에게 사료용 라면이나 빵을 먹이고 가혹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전남경찰청은 구례의 모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한 A씨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뒤 센터장 B(56)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식품 공장에서 사료용으로 내놓은 라면과 빵 부스러기 등을 센터 아동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했다.



식품 공장에서는 상품화할 수 없는 제품을 가축 사료용으로 지역 축산업체 2~3곳에 공급했는데, B씨는 지인인 축산업자에게 이런 사료용 식품을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B씨는 지인이 정상적인 후원품을 가져다준 것으로 기록했다. 해당 축산업자는 "상태가 괜찮은 것 몇 개를 맛이나 보라며 가져다준 것"이라며 "금전적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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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용 라면 등이 들어있던 상자. 연합뉴스사료용 라면 등이 들어있던 상자.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고발인 A씨는 "사료용으로 취급된 라면과 빵은 유통기한 표시도 없고 (개별) 포장도 없는 상태로 쓰레기통과 같은 보관함에 놓여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동들에게 비위생적인 간식을 제공하고서 실제로는 정상적인 간식을 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식비 등을 횡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A씨는 후원으로 받은 물품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거나, 후원한 적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기부금 영수증을 꾸며주는 부정행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동들에 대한 폭언과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오리걸음을 시키거나 다른 아동들 앞에 여러 개로 겹쳐진 의자를 들고 서 있게 하는 체벌을 가하고 손과 파리채 등으로 아동들을 때렸다는 것이다. 강제로 종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육체적·정서적 학대도 있었다고 A씨는 증언했다.

해당 지역아동센터에서는 과거에 근무했던 남자 교사가 여자 아동을 성추행했고, 그 사실을 B씨가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경찰은 피해 아동에 대한 기초 진술을 듣고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김후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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