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서해 피살 공무원 진실공방 격화…하태경 ‘수사조작’ vs 윤건영 ‘신북풍공작’

해경 ‘월북 단정 근거 없다’ 발표에 파장 일파만파

與 하태경 “文 정부 수사조작…4대 의혹 규명해야”

野 윤건영 “월북이 쟁점 아냐…왜 이제와서 이러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서울경제DB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서울경제DB




지난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해경이 “월북이라고 단정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발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TF까지 구성해 진실을 밝히겠다며 대야 공세 수위를 높이는 반면 야당은 “구시대적 색깔론”이라며 맞서고 있다. 피살 공무원 유족이 청와대를 대상으로 제기한 정보공개소송에서 법원이 유족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대통령실은 항소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 기록물로 이관된 당시 자료들의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MBC)에 출연해 “이제서야 당시 (피살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다고 발표하며 조작했던 것들이 확인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여당의 ‘서해공무원 월북몰이 진상규명 TF’ 단장을 맡을 예정이다. 하 의원은 구체적으로 △과장된 도박 빚 △심리상태 조작 △조류 조작 △방수복 문제 등 4대 의혹을 제시했다. 피살 공무원의 연봉이 5000만 원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월북의 정황으로 발표됐던 1억 원 상당의 도박 빚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는데다 정신적 공황상태라는 진단 역시 수사 결과 발표 후 심리전문가에게 진단을 의뢰했다는 내용이다. 하 의원은 당시 조류 상태에 대해서도 해경의 판단이 뒤집혔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당시 선박에 저체온증을 막을 수 있는 방수복이 있는데 이를 착용하지 않고 월북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울경제DB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울경제DB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 의원을 포함한 여권의 공세를 ‘신북풍’으로 규정하며 “지난 2012년에 있던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사건이 연상된다. 국가 안보 정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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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해경의 발표 내용을 봐도 (월북이라고) 입증할 증거를 (해경이)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해경은 군 핑계를 대고 군은 청와대 핑계를 대며 서로 핑퐁게임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당시 피살 공무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는데다 북한이 피살 공무원의 인적 상황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며 “피살 공무원이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바 있는데다 조류를 분석해보면 인위적 노력 없이 그 곳까지 도저히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하 의원이 제기한 4대 의혹 중 조류에 대한 해경의 판단이 뒤집혔다는 것에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정하고 방수복 문제는 “음모론적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회위원회에서 관련 기밀 정보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월북이라는 정부의 판단에 동의했다는 지적에 하 의원은 “(당시에 기밀 정보를) 열람한 적 없다”고 부정했다. 그는 “기밀정보를 가져온 적은 없고 당시 감청 내용 중 월북이라는 단어가 있다고 보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감청 정보에 ‘월북’이 있다고 해서 해당 공무원의 월북 의사를 단정할 수 있느냐고 따졌었다”고 회상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식해 피살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조작했다는 주장에 “남북관계와 피살 공무원의 월북 의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시에는 월북 의사는 쟁점이 아니었다”며 “핵심은 무고한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피격됐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국회도 여야 없이 아주 강한 반응을 내놨다”며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굼위원장이 사과 메시지도 내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정부가 허투루 대응했다면 북한의 사과가 있었겠느냐”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밀 정보를 충분히 보고받았는데 왜 이제와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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