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의 사업 구조는 과거 디스플레이 중심에서 현재 이차전지와 반도체를 비롯한 비(非)디스플레이 분야 위주로 완벽히 환골탈태했습니다. 꾸준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지난해 기준 비디스플레이 부문이 전체 사업 비중의 79%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20일 김영민(사진) SFA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비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성장 동력을 착실하게 강화해나가면서 앞으로 실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해외 시장을 더 개척해 글로벌한 스마트팩토리 리더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세대 재료공학과와 카이스트 무기재료공학 석사,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를 거친 김 대표는 2009년 SFA에 합류해 최고재무관리자와 (CFO)와 대표를 역임하며 비디스플레이 부문으로의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를 이끌었다.
김 대표는 SFA가 사업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 특유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에 있다고 강조했다. 수년간 디스플레이 사업을 진행하며 쌓아 올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스마트 솔루션을 이차전지와 반도체, 물류 장비에 탑재했다. 2020년에는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네오’도 출시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팩토리를 진정으로 구현하려면 제조업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생산성과 품질, 무(無)정지·무중단을 모두 갖춘 설비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며 “SFA는 이 같이 다양한 스마트 설비를 제품화한 뒤 실제 양산 라인에 공급해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2차전지 외관 검사기는 김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스마트팩토리 장비 중 하나다. 2차전지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긁힘이나 이물질을 판독해내는 장치인 AI 외관 검사기는 3.3초면 셀 하나를 검사해 폭발 위험이 있는 불량 배터리를 잡아낼 수 있다. 김 대표는 “SFA의 AI 외관 검사기는 불량 검출률 95%, 미검률은 0%를 기록했다"며 “지난해부터 양산 라인에 처음 납품하기 시작했고 단독 장비로만 500억원의 수주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강조했다.
3차원(3D)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기는 이차전지 배터리 셀 내부를 정확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장비다. 독일·미국 등지의 타사 장비가 7분에 배터리 셀 하나를 검수할 수 있는 데 비해 SFA는 1분간 배터리 셀 15개를 검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배터리 셀 내부에 수백 번 중첩된 플러스, 마이너스 극들이 어긋나 버리면 발화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배터리 셀 내부를 검사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SFA는 사실상 100% 실시간으로 전수 검사가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에는 대표적으로 AI 기반 자율주행 반도체 웨이퍼 이송 장비(OHT)를 납품하고 있다. OHT는 사람의 개입 없이 천장에 깔린 레일을 이용해 공정 장비를 옮기는 자동 운반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공정 시 통상 생산 라인 하나당 1000대 규모의 운반 차량들이 돌아다니는데, SFA의 OHT 장비는 AI가 전체 이동 흐름을 분석해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 경로를 제시한다"며 “레일 위에서의 정체 현상을 방지해 운영 효율을 10%가량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 센터에서 활용 가능한 스마트 장비도 선보였다. 바로 AI가 물건을 자동으로 인식해 분류하는 광학 문자 인식(OCR) 검사기다. 김 대표는 “OCR 기술에 AI를 적용해 물건의 색상과 글자, 외형까지도 스스로 인식해 판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며 “기존 90% 이상이 바코드 기반으로 돌아가던 물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일일이 바코드를 스캔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토대로 한 사업 분야 확대는 실제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SFA는 지난해 별도 기준 총 매출 약 78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말에만 벌써 7400억원 수준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비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매출 상승을 토대로 이미 작년 수준의 일감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올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올 한해도 상당한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