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사실상 검찰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국정원장을 겸직해서 얼마나 많은 피해, 파탄이 있었냐. 이런 건 안 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상 한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며 사정당국이 일제히 전 정부를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TBS) 인터뷰를 통해 "한 장관이 검찰총장도 없이 지금 계속 검찰 인사를 한다"며 "과거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서 인사 패싱을 당한 것에 대해 얼마나 울분을 토했느냐. 그러면 그렇게 하지 말고 검찰총장을 임명해 순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장관이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두고도 "태양은 하나지 둘이 아니다"라며 "한 장관을 위해 이야기하는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도 자기를 여론조사에서 빼 달라고 요구했다. 이게 좀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 물가 문제에 총력을 경주해야지 사정으로 빠지는 포퓰리즘으로 가면 안 된다"며 "오직 경제다, 물가다, 이걸 좀 매진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불행히도 제가 말한 게 거의 다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발표가 번복되면서 논란이 커진 것과 관련해서도 “사정당국에서 모두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 전 대통령이 답변하라'는데 그러면 앞으로 삼라만상을 다 윤석열 대통령이 답변하느냐. 그래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속기록을 공개하자는 야당 주장에 대해선 "고인이나 유족이 요구를 하기 때문에 사실은 밝혀져야 되지만 국방위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한·미 정보동맹의 군사동맹의 틀 안에서 특수정보(SI) 첩보나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똑같은 국방부·해경이 문재인 정부에서와 윤석열 정부에서 다르다고 하면 그것이 문제 아니냐"며 "제발 이러한 문제를 정치적 개입이 안 되기를 바란다 하는 정도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