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다주택자도 '상생 집주인' 혜택…'8월 전세난' 급한불 끈다

[尹정부 첫 부동산대책]

◆임대차 3법 부작용 선제 조치

월세 세액공제·저리 대출 확대 등

임차인엔 비용부담 축소 지원대책

하반기 임대차시장 불안 잡기 나서

공시가 6억 이상 주택 상속 받아도

5년간 종부세 1주택자 유지키로

추경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추경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정부가 21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 격이다. 전월세를 5% 이내로 올리는 이른바 ‘상생 임대인’에게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해주고 임차인에게도 세액공제 및 저금리 대출을 제공해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뼈대다. 이를 통해 임대차 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시장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시장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제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조정 신청은 548건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374건), 4분기(437건)와 비교해도 확연히 늘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제·금융 지원과 공급 확대로 하반기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인을 잡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집주인이 임대차계약을 신규로 맺거나 갱신할 때 보증금 및 월세를 기존 계약 대비 5% 이내로 결정할 경우 양도소득세 등에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상생 임대주택 요건을 충족한다면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생 임대인 인정 범위도 확대했다. 현재는 기준 시가 9억 원 이하 주택을 임대로 놓은 1가구 1주택자에게만 상생 임대인 자격을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1주택자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대책들은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는 상황을 막고 임대차 가격 인상도 자제하도록 유인하는 차원이다.

임차인을 위한 지원 대책도 나왔다.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들을 위해 버팀목전세대출의 보증금 및 대출 한도가 확대된다. 보증금의 경우 3억 원(수도권 기준)에서 4억 5000만 원으로, 대출 한도는 1억 2000만 원에서 1억 8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임차료가 급격히 오른 만큼 관련 지원금을 올린 것이다.

월세 세액공제율도 기존 10~12%에서 12~15%까지 높이기로 했다. 임차 보증금 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연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상향한다. 임차료에 대한 부담을 세액공제를 통해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기존 보증금에다 월세를 추가하는 ‘반전세 방식’으로 재계약한 임차인들 또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보증금 3억 원짜리 전세 아파트에 거주하다 보증금 3억 원, 월세 30만 원의 반전세로 신규 계약하게 된 총급여 5500만 원 임차인의 경우 연간 월세 부담액 360만 원 중 54만 원을 월세 세액공제를 통해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민간 건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그간 이들을 옥죄던 세제를 대폭 풀어 이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법인사업자에 대한 추가 과세 배제 요건을 기존 주택가액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완화한다.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인 양도세 장특공제 특례를 2024년 말까지 2년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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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징벌적 종합부동산세 등 이전 정부에서 각종 규제로 만들어낸 시장 왜곡도 정상화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공시가 6억 원(비수도권의 경우 3억 원) 이하 주택을 상속받은 경우 기간 제한 없이 주택 수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상속 지분이 40% 이하인 경우에도 해당 혜택을 부여한다. 공시가격에는 합산하지만 1주택자 세율을 적용받는 만큼 종부세 부담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최대 80%의 고령자·장특공제도 받을 수 있다.

기재부의 모의 계산 결과 기존 조정대상지역 내 공시가 15억 원인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가 역시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공시가 6억 원짜리 주택을 상속받을 경우 기존에는 1578만 원에 달하는 종부세를 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 따라 세 부담은 165만 원으로 기존의 10.4% 수준으로 줄어든다. 수도권 기준 공시가격이 6억 원을 넘고 상속 주택 지분율이 40% 초과할 경우 5년 동안만 1주택자 수준으로 과세하기로 했다.

이외에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서도 신규 주택 취득 후 2년 내 기존 보유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와 1가구 2주택자가 수도권·특별시(읍면 지역 제외), 광역시(군 지역 제외) 외 지역에 공시가 3억 원 이하인 주택을 보유한 경우 종부세 계산 시 1주택자로 계산해주기로 했다.

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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