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특수·공안통 모셔라"…檢줄사표에 로펌 큰 장 섰다

광장, '특수통' 최청호 전 밀양지청장 영입

'국정농단·조국 사모펀드' 수사 금융전문가

검찰 정기인사 전후로 로펌 영입전 치열

중대재해법 시행·합수단 설립에 전문가 인기





검찰 정기인사를 전후해 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대형 로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전관이라면 일단 뽑고 보자’는 식의 영입전은 줄어든 반면 로펌의 주요 먹거리로 급부상한 금융·노동 등 분야에 정통한 검사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장은 최근 최청호(사법연수원 35기)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장 영입을 확정했다. 최 전 지청장은 2006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대구지검·수원지검 특수부와 법무부 법무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부부장검사 등을 거친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특히 합수단 근무시절 미공개 정보이용·시세 조종·사기적 부정거래 등 다양한 금융사건을 담당하면서 2019년 대검찰청이 주관하는 공인전문검사제도에서 금융·증권 분야의 2급 ‘블루벨트’ 공인전문검사로 인증 받았다. 앞서 2016년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에서, 2019년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모펀드 비리 사건 수사팀에서 파견근무를 한 이력도 있다. 광장은 현재 검찰출신 변호사 추가 영입을 검토 중이다.

대형 로펌들은 검찰 정기인사 기간에 맞춰 촉각을 곤두세운다. 검사장 승진을 앞뒀거나 승진에서 제외된 중간간부들이 대거 변호사 업계로 쏟아지는 시기여서다. 차장·부장검사에 속하는 이들은 일선에서의 수사경험이 풍부한데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로펌의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각 로펌은 점 찍어둔 검사를 사직서도 내기 전에 물밑 접촉해 영입을 확정짓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직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되기 전이지만 주요 로펌은 앞 다퉈 계약 도장을 찍고 있다. 주요 타깃은 ‘특수·공안통’ 검사들이다. 올해 서울남부지검에 합수단이 부활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관련 수사에 대응하는 전문가 확보가 시급해진 것이 그 이유다. 한 로펌 관계자는 “전관 출신이라고 인기있는 시대는 지났고, 전문성을 확보한 검사들을 중심으로 로펌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추세”라며 “요즘에는 단연 중대재해와 금융·증권범죄 수사를 맡았던 경험이 많은 검사들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율촌은 최근 김수현(30기)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김락현(33기) 전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김기훈(34기) 전 남부지검 형사6부장 등을 영입했다. 모두 금융·증권범죄 수사 전문가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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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지청장은 대전지검과 부산지검, 중앙지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부산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친 ‘노동통’으로 불린다. 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서 부장검사로 일하며 ‘삼성 노조 와해 공작 의혹’ 등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노동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 파견 경험도 있어 대표적인 ‘금융통’으로도 꼽힌다.

김락현 전 부장은 지난 2020년 남부지검 형사6부장 시절 라임 사건을 수사하면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비롯해 현직 검사들의 비위, 정치권 로비 의혹 등을 밝혀낸 바 있다. 금융조사2부장 시절에는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해 시세조종으로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던 ‘기업사냥꾼’ 일당을 기소하는 등 금융 수사 전문가로 꼽혔다

김기훈 전 형사6부장은 진주지청, 부산지검, 수원지검 등을 거쳐 2015년 법무부 법무과에 배치돼 2년 간 근무했다. 이후 서울동부지검과 대전지검을 거쳐 2019년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에서 활동했다. 밀양지청장,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 등을 역임했다.

태평양에는 공정거래사건 등을 수사해온 '특수통' 김정환(33기)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이, 세종에는 노동사건 등을 수사해온 ‘공안통’ 진현일(32기) 전 중앙지검 형사10부장이 각각 합류했다.

또 바른은 중대재해 및 금융·증권범죄 수사에 대응할 전문가 2명 영입을 목표로 현재 대상자들과 막바지 조율 중이다. 동인은 예년과 비슷하게 3~4명의 검사 출신 영입을, 화우는 금융사건에 특화된 특수부 출신 검사 2명을 뽑을 방침이다.

이외에도 중간간부급 인사가 단행되는 내주부터 검사들의 줄사직이 예상되는 만큼 로펌들의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사의를 표명한 중간 간부 중에는 임현(28기) 서울고검 형사부장, 허인석(31기)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권상대(32기)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 최창민(32기) 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 박순배(33기) 광주지검 형사2부장, 김경근(33기)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 등의 행선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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