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공유 커피'도 집에서 내려 마신다

동서식품, 9월 카누 캡슐커피· 머신 출시

2011년에 타시모 캡슐 커피 내놨지만

네스카페 등 해외 브랜드에 밀려 고배

'홈카페' 열풍타고 캡슐 시장 고성장

'맥심' 등 믹스 커피는 성장 정체 상황

카누 모델 공유. /사진 제공=동서식품카누 모델 공유. /사진 제공=동서식품




동서식품이 '맥심 카누'를 달고 캡슐 커피 시장에 재도전장을 낸다. 기존 캡슐 커피 브랜드 '타시모'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국내 인스턴트 원두커피 1위인 카누 브랜드를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믹스 커피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만큼 캡슐 커피를 발판 삼아 신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오는 9월 '카누 캡슐 커피(가칭)'와 캡슐 커피 머신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동서식품은 올해 4월 캡슐 커피 머신 개발을 위한 총 7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아울러 6월에는 '카누 어반'과 '카누 브리즈'라는 이름의 상표를 전기식 커피머신과 커피류 등으로 등록했다.



동서식품이 캡슐 커피 시장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합작사인 크래프트(현 몬델리즈)가 보유하고 있는 독일 캡슐 커피 브랜드 타시모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배우 이나영을 타시모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캡슐 커피 보급률이 낮았던 탓에 시장에 안착하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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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타시모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낮아 조명을 받지 못했던 만큼 '국민 커피' 브랜드인 맥심 카누를 통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캡슐 커피 시장은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스타벅스 앳홈' 등을 보유하고 있는 네슬레코리아가 점유율 80%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탈리아 브랜드 '일리'와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 등이 잇고 있다. 동서식품은 카누 캡슐 커피가 토종 브랜드라는 점을 내세워 해외 브랜드와 차별화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동서식품이 캡슐 커피 시장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에 있다. 캡슐 커피는 일부 오피스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 2010년대 후반부터 가정 보급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카페' 열풍이 불면서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한 국내 캡슐 커피 시장 규모는 2020년 1980억 원으로 2년 만에 2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2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이 앞다퉈 캡슐 커피를 입점시키고 있는 데다 글로벌 원두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 들어 커피숍들이 잇달아 음료 가격을 인상한 것도 캡슐 커피 판매량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동서식품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제(믹스)커피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조 원에 달했던 제조 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8500억 원대로 내려앉은 뒤 2020년 7800억 원까지 축소됐다. 설탕 등 첨가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서식품은 캡슐 커피 시장 재진입을 발판으로 삼고 신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서식품은 국내 1위 커피 기업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1조 5000억 원대로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내부적으로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캡슐 커피 등 신규 브랜드 론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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