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와 스웨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과 시설을 배치하면 똑같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를 위해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를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크라이나처럼 문제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그들과 영토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운을 뗐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원한다면 가입할 수 있다. 그들이 결정할 사안이며 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가입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알아야 한다. 만약 군 부대와 시설을 그곳에 배치하면 우리는 똑같이 대응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를 위협하는 영토에 대해 같은 위협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나토 30개 회원국 정상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핀란드와 스웨덴을 나토 회원국으로 초청하고 가입 의정서에 서명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양국의 나토 가입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지난 70여 년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켜온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유럽 안보 지형에 있어 수십년 만의 가장 큰 변화로 여겨진다.
푸틴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와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그는 "우리 사이엔 모든 게 괜찮았으나 이제 일정한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 확실히 그럴 것"이라며 "만약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면 긴장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서방 진영과 나토에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은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며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패권을 확고히 하고 제국주의 야심을 드러내려 한다"고 지적난했다.
아울러 나토와 "특히 미국은 동맹을 규합하기 위해 외부의 적이 오랫동안 필요했다"며 "이란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가 나토와 미국이 전 세계를 규합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특수 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가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해방'하고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진하고 있으며, 군사적 개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작전 종료를 위해 '최종기한'을 설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미사일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와 실종자 수십 명이 나온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시의 쇼핑센터 공습 책임을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어떤 민간인 시설도 공격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전부 파악할 능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그 누구도 그렇게 임의로 발사하지 않는다. 보통 표적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정밀무기를 사용한다"며 "이번에도 정확히 이런 방식에 따라 행동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