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서브컬쳐 게임' 핫하네…'적자' 라인게임즈도 80억 쐈다

'라스트 오리진' 개발진 회사에 80억 투자

5년 연속 적자 와중에도 서브컬쳐 '눈독'

미소녀 주인공 내세운 게임 히트 잇따라

수익성 높고 제작 비용 낮아 '가성비' 최고

우마무스메·블루 아카이브 등 흥행사례↑





미소녀를 주인공으로 앞세운 ‘서브컬쳐 게임’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정서와 맞지 않다는 선입견과 달리 최근 ‘우마무스메’ ‘블루 아카이브’ 등 게임들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사들도 서브컬쳐 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눈여겨보고 신작 개발 및 투자에 힘을 싣는 중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최근 서브컬쳐 게임 전문 개발사 ‘젠틀매니악’에 80억 원을 투자해 총 24.2%의 지분을 확보했다. 젠틀매니악은 구글 매출 6위, 원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던 성인용 서브컬쳐 게임 ‘라스트 오리진’의 이태웅, 복규동 PD가 작년 8월 세운 신생 개발사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미소녀 수집형 턴제 RPG ‘이세계 무역관(가칭)’을 개발하고 있다. 라인게임즈가 자회사 ‘피그’를 통해 라스트 오리진의 일본 퍼블리싱을 맡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세계 무역관의 퍼블리싱도 맡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투자는 2020년 제로게임즈 인수(320억) 이후 가장 큰 금액의 투자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017년 설립 후 5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430억)이 매출(397억)을 앞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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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은 서브컬쳐 게임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서브컬쳐 게임은 미소녀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장르의 게임으로, ‘망가(일본 만화)’풍의 작화가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비주류 장르로 취급받았지만 최근 들어 유의미한 흥행 사례를 다수 배출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 후 1주일 만에 구글 매출 2위를 꿰찬 카카오게임즈의 미소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대표적이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도 지난해 11월 출시 후 매출 기준 구글 5위, 애플 1위를 기록하는 등 깜짝 흥행에 성공하며 신작 가뭄에 시달리던 회사의 ‘구원 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브컬쳐 게임이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다양한 신작 출시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말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펄어비스의 관계사 빅게임스튜디오도 일본 인기 만화 ‘블랙클로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블랙클로버 모바일’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도 최근 수집형 RPG ‘프로젝트 SF2’의 정식 출시명을 ‘아르젠트 트와일라잇’으로 확정하고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넥슨은 지난해 8월 이 게임을 공개하며 “수집형 RPG의 끝판왕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내세운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브컬쳐 게임은 돈을 아끼지 않는 ‘충성 유저’의 비중이 높을 뿐더러, MMORPG보다 제작 비용도 적게 드는 ‘가성비 장르’인 만큼 게임사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석은 실제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닷에이아이(구 앱애니)에 따르면 에니메이션 게임(anime game) 장르 이용자는 전체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3%에 그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0%에 육박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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