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文정부때 급증 '직권남용 기소' 더 늘어나나

2017~2021년 연평균 31.6건

박근혜 재임시기의 거의 두배

檢 '블랙리스트' 등 수사 속도

이번 정부서도 '기소' 증가할듯

"검수완박 시행후도 조사 가능"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문재인 정부 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기소 건수가 박근혜 정부 시절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검찰이 이전 정권의 비위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5월까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총 167건에 이른다. 2020년 5월(9건)까지 수치를 제외하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31.6건의 사건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3~2016년 사이 연평균 기소 건수(16.5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직권남용은 형법 제123조에 명시된 죄명이다.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다른 이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2012년부터 2014년에는 한해 11~18건가량이 기소되면서 한때 사문화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 각각 20건, 22건에서 2017년에는 28건으로 늘면서 증가세로 바뀌었다. 2018년에는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사건만 48건에 달했다. 2019년에 소폭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40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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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 농단 등 수사에 나서면서 직권남용 혐의에 따른 기소가 크게 늘었다”며 “직권남용 혐의의 경우 입증 자체가 쉽지 않아 적용도 신중해야 하지만 고위 관료 등에게 뇌물죄보다 혐의 적용이 쉬워 수사 당시 전가의 보도처럼 쓴 경향이 없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지휘부 교체가 완료된 만큼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 기소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등 전 정권을 겨냥한 각종 수사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원전 정책 폐기를 둘러싼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9월 시행돼 검찰 수사 영역이 부패·경제범죄로 축소되더라도 현 검찰 수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무원 뇌물죄가 부패 범죄에 속하는 만큼 검찰이 혐의를 규명해 나가는 과정에서 좁게는 부정 처사 후 수뢰죄나 넓게는 직권남용까지 관련성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공무원 뇌물 범죄는 대체로 돈을 받고 무엇을 해줬는지를 밝히는 게 일반적이라 부정 처사 후 수뢰죄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며 “무엇을 했는지가 부당한 업무 처리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어 충분히 직권남용 수사도 동시에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도 “그동안 수사에서도 공무원 뇌물죄의 경우 부정 처사 후 수뢰죄나 직권남용 혐의를 함께 들여다보는 사례가 많았다”며 “다만 검수완박이 시행되는 9월 이후에는 뇌물 혐의 입증을 못해 직권남용 혐의만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을 경찰로 이첩해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이진석 기자·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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