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끌 투자' 후폭풍 이제 시작…‘코인 우울’ 늘지만 안전망은 미흡

가상화폐 하락세 이어지며 '코인 우울' 늘어

전문가 "인생 역전 이전보다 힘들어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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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가상화폐 하락세도 거세지고 있다. 코인 투자자들의 우울증 등 후폭풍도 심화하고 있지만 안전망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6월 한 달 간 40% 넘게 폭락하며 ‘최악의 6월’을 기록한 바 있다. 이달에도 가상화폐는 2만 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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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로 크게 손실을 본 이들이 우울을 호소하는 경우는 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코인 투자자 정 모(28)씨는 “하락장을 보면 잠이 오질 않고 후회스럽지만 이미 손실이 크게 나 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30대 투자자 김 모 씨도 “주변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자랑하길래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자했지만 60% 이상 손실을 봤다”며 “등락 폭이 커 신경이 많이 쓰이고 우울감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완도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 양 가족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2000만 원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해 3~6월 국내 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모두 1억 3000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거래 과정서 약 2000만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으나 루나코인에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코인·주식 등 투자 열풍에는 자산을 불리는 일이 이전보다 힘들어진 사회적 배경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부동산 등 여러 측면에 있어 인생 역전이 옛날보다 확실히 힘들어진 게 코인 투자 열풍의 이유로 보인다“면서 “그로 인해 코인, 주식, 도박 등에 매몰된 이들이 이전보다 많다는 게 큰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투자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더라도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상담을 받는 경우가 적다는 점도 문제로 언급됐다. 코인 등 투자 중독 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곳도 적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투자와 관련해 우울증과 유사한 증상을 느껴도 본인이 스스로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병원에 상담을 받으러 가더라도 가족이 데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련 통계도 잘 집계되지 않고 도박 상담을 다루는 기관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외에는 없다”며 안전망 미흡을 지적했다.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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