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미중 갈등 최고조 속 '협조할 것은 해야'…공급망 안정·인플레 완화 '공감대'

■미중 경제 수장, 9개월 만에 전격 화상통화

"세계경제 위협 최대현안 해소"

원자재가격 상승·식량안보 등

'솔직하고 실질적인 대화' 나눠

美, 對中관세 인하 임박 관측

WSJ "이르면 이번 주 발표"

물가인하 효과엔 의견 갈려

5일 미국과 중국의 경제 수장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 간의 9개월 만의 화상 통화는 글로벌 공급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이뤄졌다. 두 나라가 정치와 안보·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서로 갈등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왔지만 공급망 안정 등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조할 것은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는 이번 통화에서 미중 거시경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식량 안보 등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현안들을 해소해야 한다는 공통적 인식이 녹아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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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통화로 미국의 대중 관세 완화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으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까지 매긴 고율 관세를 낮출 최대 기회인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 ‘불길’ 잡기가 급한 미국에도 이익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의류나 학용품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관세 완화 방침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비자물가에 민감한 품목의 관세를 집중적으로 낮춰 관세 완화 ‘체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또 수입 업자들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이번 조치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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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관세 완화에는 ‘신기록 행진’ 중인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 있다. 블룸버그가 추산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 전망치는 8.8%로 41년 만에 최고치(8.6%)를 나타낸 5월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옐런 장관은 최근 의회에서“대중 관세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대중 관세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도록 고안되지 않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만 관세 인하가 물가 완화에 얼마나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중 관세를 모두 걷어내도 미국 물가를 0.3%포인트 낮추는 ‘단발성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대중 관세가 모두 사라지고 미국 기업들이 가격 인하에 동참한다면 CPI 상승률이 최대 1%포인트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바이든 정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의회에서 “대중 관세는 중국을 견제할 훌륭한 ‘지렛대’”라고 평가한 바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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