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그대’ ‘세상만사’ ‘모두 다 사랑하리’의 전설적인 록밴드 송골매가 그들의 이름으로 여는 마지막 전국 투어에 나선다.
6일 송골매의 멤버 배철수·구창모는 헌정 음원을 제작한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잔나비 최정훈과 함께 서울 합정동 신한 플레이스퀘어에서 전국투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국 투어는 열망(熱望)이라는 이름으로 9월 11·12일 서울 올림픽고원 케이스포돔에서 시작되어 부산·대구·광주·인천·미국 LA 등에서 열린다. 배철수와 구창모는 약 40년 만에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두 멤버는 CM송 등 미발표 음원을 포함해 히트곡들을 최대한 많이 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해외 팬들도 만날 계획이다.
구창모는 “그 때 그 기분을 전달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철수도 “그 시절을 기억하시는 팬 어려분들이 실망하실까 걱정된다”며 “팬들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편곡 없이 예전과 같은 오리지널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직된 시절 속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등 자유의 가치를 선보였었다”며 “그 가치를 다시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록의 전설인 송골매의 마지막 콘서트에 후배들도 헌정 리메이크곡을 선보였다.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는 송골매 2집 수록곡 ‘모두 다 사랑하리’를, 밴드 잔나비의 최정훈은 1집 수록곡 ‘세상만사’를 리메이크했다.
록발라드 ‘모두 다 사랑하리’는 모던하면서도 트렌디한 몽환적 감성에 록을 가미한 곡으로 변화했다. 펑키한 록 넘버 ‘세상만사’는 원곡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사이키델릭함과 섬세한 감성을 담은 곡으로 재탄생했다.
헌정 공연을 선보인 엑소 수호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은 가문의 영광”이라며 “'모두 다 사랑하리'의 서정적 감성과 박애주의적 표현이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음악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으로 송골매를 꼽은 잔나비 최정훈은 “'세상만사'를 어렸을 때부터 일이 안 풀릴 때마다 불러왔다”며 “한국 록 사운드의 기틀을 잡아준 송골매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공연에 구창모는 “우리 떄의 감각과는 완전히 다르고 신선하다”고 말했고, 배철수는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다”며 “젊고 반짝반짝 하는 것이 부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골매는 1979년 한국항공대학교 밴드 활주로 출신의 배철수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1981년 홍익대학교 밴드 블랙테트라의 보컬 구창모와 기타리스트 김정선을 영입해 발표한 송골매 2집과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히트하며 198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린다.
1984년 구창모가 탈퇴했고, 이후 앨범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멤버 교체 등 부침을 겪는다. 1990년 9집 발매를 이후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배철수는 2020년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방송 연예 마지막은 밴드로 끝맺음을 하고 싶었다”며 컴백을 암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