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독신남 외면하는 주택연금…월지급금 오르나

독신녀 대비 1/5 수준

사망위험은 대조군 중 가장 높아

배우자 부재에 더 큰 영향받는듯

서울경제DB서울경제DB




혼자 사는 중년 이상 여성이 또래 독신남보다 5배 가까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게 있다. 여성용품이 아닌데도 말이다. 흔히 ‘역모기지론’이라 불리는 주택연금 얘기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이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한 기간 매달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국가보증 금융상품이다.

문제는 주택연금이 2007년 7월 첫선을 보인 이래 줄곧 독신남으로부터 외면받아왔다는 점이다. 전체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독신남의 가입도 늘긴 했지만 2008년 한 해를 빼놓고는 비중이 10%를 넘은 적이 없다. 주택연금에 있어서는 독신남이 철저히 변방 신세였던 셈이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독신가구에 공급된 주택연금 4895건 중 독신남은 805건(7.4%), 독신녀는 4090건(37.9%)으로 나타났다. 보다못한 주택금융공사가 원인 파악에 나선 이유다.



7일 최경진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주택연금 출시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누적가입 9만 2011건 중 1달 이내 중도해지 및 유지계약, 사망데이터 확인이 어려운 계약 등을 제외한 총 8만 9996건을 분석한 결과 주택연금 가입자(피보증인)의 사망위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설명변수는 인적특성, 경제적 특성 및 거주환경 특성 등으로 구성된 총 9개 변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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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성별·독신 여부를 살펴보니 배우자가 있는 남성 대비 독신남은 사망위험이 2.68배 높았다. 배우자의 존재는 건강 관리, 정서적 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신남은 독신녀보다도 사망위험이 20.20배나 높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2020년 기준)은 남자가 80.5살, 여자가 86.5살이다. 원래 여성이 남성보다 6년을 더 산다는 뜻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나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최 연구위원은 “독신남의 경우 고독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이 높고 건강관리가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망위험 격차 해소를 위해 독신남에 대한 돌봄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1월 고독부를 신설한 영국, 2020년 2월 ‘고독·고립 담당실’을 신설한 일본을 우리도 벤치마킹하자”고 제안했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독신여부 등 사망위험 격차가 큰 요인에 대한 차등적 월지급금 산정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차등적 월지급금이 적용된다면 가입자 다양성이 확보됨으로써 주택연금의 역 선택 해소 및 제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고독사 위험이 높은 독신남의 주택연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이들에 한해 월지급금을 상향하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다만,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 “주택가격 상승률, 이자율 등 다른 주요 변수가 동일하다면”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올해 5월 기준 전국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월지급금은 112만 원이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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