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진보학자 눈으로 본 기본소득의 모순

■기본소득, 공상 혹은 환상

김공회 지음, 오월의봄 펴냄






기본소득론을 그 역사와 자본주의 발달사와의 관계에 대한 고찰 등을 토대로 전면 비판하는 책이다. 기본소득 비판이 주로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반면, 저자는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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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기본소득에 대한 평가를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기에는 구태의연하고 허술한 무기”라는 말로 요약한다. 기본소득론이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적 메커니즘과 문제점,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변화 과정 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들이 내놓을 대안에도 회의적이다.

기본소득론은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마다 대두됐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임금노동의 확립, 복지국가의 확대, 소득재분배의 정밀화 속에 설 자리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등장한 긴급재난지원금 역시 ‘선진국’ 중 복지제도가 취약한 국가에서 나온 고육책일 뿐, 기본소득의 성격을 띠지 않는다고 책은 잘라 말한다. 노인기초연금, 아동수당 등도 기본소득론이 갖는 ‘기본’ 취지를 현대 복지국가의 틀 안에서 받아들인 형식일 뿐이다. 기본소득이 기존 복지국가 제도들보다 우월한지 의심스러우며, 현실에서 실행돼도 빈곤과 불평등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1만60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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