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팔라고 할 땐 언제고…머스크 "이제는 못 사" 입장 뒤바뀐 트위터 거래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머스크 측 "트위터 인수 계약 조항 위반"

트위터 주가 폭락… 소송으로 계약 이행 의지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4월 440억 달러(약 57조원) 규모의 인수 계약이 성사된 지 76일 만이다. 머스크가 일방적으로 발을 빼자 트위터 측은 인수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머스크 측 “인수 당시 믿었던 정보 사실과 달라”

8일(현지 시간) 머스크 측은 비자야 가데 트위터 최고법률책임자(CLO)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트위터는 인수 계약의 여러 조항을 위반했다"며 "트위터와의 인수 계약 당시 머스크가 믿었던 정보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호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머스크 측은 서한에서 트위터가 지난 두달 간 머스크가 제시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머스크 측이 언급한 정보에는 일간활성이용자수(mDAU) 기준으로 스팸 및 가짜 계정 추산 프로세스, 스팸가짜 계정 식별 및 삭제 방식, 지난 8분기 간의 mDAU, 트위터의 mDAU 추산 관련 이사회 자료, 트위터의 재정 상태에 관한 자료 등이 열거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트위터 주가는 5% 가량 떨어졌다. 장 마감 후에도 4.8% 추가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측이 비자야 가데 트위터 최고법률책임자(CLO) 앞으로 보낸 계약 철회 의사를 담은 서한 /사진 제공=미 증권거래위원회일론 머스크 측이 비자야 가데 트위터 최고법률책임자(CLO) 앞으로 보낸 계약 철회 의사를 담은 서한 /사진 제공=미 증권거래위원회



트위터 “법정 가겠다”

관련기사



트위터 측은 즉각 반발했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가 기존의 인수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건을 맡게 될 델라웨어 법원에서 트위터가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25일 트위터와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이달 29일 트위터 주식 80억 달러 가량을 매도했다. 이어 다음달 초부터 트위터를 함께 인수할 외부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그러던 그는 채 열흘이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13일 트위터의 가짜 계정 추산 방식을 문제 삼으며 이를 밝히기 전까지는 거래를 유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트위터 측이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합의를 했지만 머스크 측은 가짜 계정을 추산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 트위터 갈무리/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 트위터 갈무리


인수가 깎아줄 수도 머스크 변심 수용할 수도 없는 트위터

가짜 계정 추산 방식과 실제 가짜 계정 규모를 계약 위반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머스크가 인수 거래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트위터 투자자들이 이번 거래 철회로 머스크에 추가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트위터 입장에서는 계약 철회의 원인이 트위터라며 책임을 돌리는 머스크의 뜻을 존중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인수가를 크게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앤 립튼 툴레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 입장에서는 '알겠습니다. 주당 20달러를 깎아줄테니 고통 분담하시죠'라고 말할 수도 없고 계약이 무산됐으니 10억 달러의 위약금만 내고 떠나라고 할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머스크는 거래 중단이나 아주 극적인 가격 조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이 지금으로서는 원만히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애덤 스털링 버클리 법률기업센터장은 "트위터는 소송에 있어 강력한 법적 근거가 있지만 머스크는 이에 비해서는 근거가 덜하다. 하지만 머스크 같은 적수도 없었다"며 쉽지 않은 법적 다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