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베 효과' 日 자민당, 참의원 선거 압승…'평화헌법 수호' 야당은 참패

자민·공명 여당, 이번 선거서 76석 확보

비개선 포함한 의석은 146석으로 과반

'개헌 4당' 의석은 177석…개헌 요건 충족

기시다 총리 "가능한 빨리 개헌안 발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64)가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10일 제26회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의 이름 옆에 종이 장미를 붙인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64)가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10일 제26회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의 이름 옆에 종이 장미를 붙인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가운데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연립 여당이 전체 의석 가운데 과반을 확보한 것은 물론, 개헌에 호의적인 ‘개헌 세력’ 역시 3분의 2 이상을 확보했다.



11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참의원 선거 최종 개표 결과 이번에 선출한 125석 가운데 집권 자민당이 63석을 확보했다. 앞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이 55~65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예측치 내 최대 의석을 확보한 셈이다. 일본의 참의원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정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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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이번 선거에서 13석을 확보하면서 집권여당의 전체 의석은 선거 전 139석에서 146석(자민당 119석, 공명당 27석)으로 늘어났다. 과반인 125석을 훌쩍 넘김에 따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미의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전 쟁점으로 꼽혔던 개헌안 발의 요건도 넉넉히 충족했다. 일본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참의원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공명당과 함께 ‘개헌 4개 정당’으로 꼽히는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각각 12석과 5석을 확보하며 개헌파 정당의 전체 의석수가 177석으로 참의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166석을 훌쩍 넘겼다. 중의원에서는 이미 개헌에 찬성하는 세력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점하고 있다.

자민당은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기시다 총리는 선거 당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가능한 빨리 (개헌안을) 발의해 국민투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헌 4당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개헌 방향과 조항에 대해 이견이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논의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은 개헌안에 △전력 비보유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 명기 △긴급상태 대응 규정 신설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선거제도 유지 △교육 환경 충실화 등 4개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개헌에 제동을 걸어온 야당들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했다. 자위대 헌법 명기를 반대해온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7석을 얻는 데 그쳐 이전보다 6석을 잃었으며, 과거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를 배출했던 사회민주당은 단 1석을 확보했다. 야당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와중에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으로 보수표가 결집한 것이 ‘여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라는 선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지적이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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