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코로나 재확산·고환율·수요 부진…항공·철강 업계 하반기 '비상등' [뒷북비즈]

[대기업 "하반기가 더 어렵다"]

◇항공

내달 하루 20만명 확진 예상

'부진 만회' 화물은 운임 하락

◇철강

역대급 호황서 1년 만에 '반전'

높은 환율에 원료 수입 부담도





하반기 국내 항공·철강 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고환율·수요 부진 등으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코로나 재확산 조짐…대한항공 여객사업 또 '발목'

여객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대한항공 등 항공 업계에서는 다시 코로나19 재확산 문제가 화두다. 항공 운항 승인권을 갖는 국토교통부가 국제선 회복 목표를 연내 50% 회복에서 ‘수요에 따른 공급 확대’로 전환하면서 항공사들도 빠르게 증편에 나섰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다시 발목이 잡힐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0일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수는 총 460만 7105명으로 집계됐다. 전달의 439만 8691명과 비교해 5%가량 늘었다. 특히 이 기간 국제선 여객 수가 94만 1540명에서 127만 9029명으로 35.8% 급증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월간 국제선 여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7월 들어 열흘간 국제선 이용객이 52만 명을 돌파해 현 추세대로라면 이달 15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여객 사업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국내에서는 1주일 새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양상을 보이면서 다음 달에는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럽·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3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던 확진자 수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각국 정부가 다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예정대로 증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주요 여행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질 경우 되살아나던 수요가 꺾일 수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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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객 사업에서의 부진을 만회해주던 화물운임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당 12.72달러까지 치솟았던 TAC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6월 8.72달러로 떨어졌다. 항공 화물운임이 낮아지면 화물 사업에 의존하던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원자재값↓·건설 부진…포스코, 일부제품 가격 인하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철강 업계는 하반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철강 업체들은 글로벌 철강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철강재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고 철강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계속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왔다. 하지만 철강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전·건설 등 경기가 나란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부터 스테인리스(STS) 300계 제품 가격을 톤 당 10만 원, 수입 대응재는 톤당 20만 원씩 인하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가격을 10만 원 이상 인상했는데 1년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주요 철강 제품들의 유통 가격도 줄줄이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건설·가전 등 수요 부진으로 하반기 재고가 쌓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환율도 문제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을 이어가면서 철광석 등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국내 철강사들의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 회복이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주요 철강 업체 대부분의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금융 긴축과 경기 침체 전망으로 철강 수요 부진 우려가 높아져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달부터 철강 판매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희 기자·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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