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가계대출 문턱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금융기관 담당자들의 의견이 나왔다. 대출 받기는 쉬워졌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대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봤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나 취약 업종의 신용 위험은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 가계 대출 태도는 전 분기에 이어 완화적 수준을 이어갔다. 은행의 가계 일반 대출(신용)에 대한 태도는 3분기 19로 전 분기(19)와 같다. 주택 관련 대출도 31에서 14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다. 대출 행태 지수가 플러스(+)면 은행 등의 대출 행태가 느슨해지는 것을, 반대로 마이너스(-)면 깐깐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6월 15~30일 국내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 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가계 대출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대출 태도가 완화적일 것으로 봤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해 1월 6.2%에서 4월 2.8%로 낮아졌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로 상대적으로 대출 금액이 큰 주택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태도 완화 정도가 이전 분기보다 다소 축소될 것으로 봤다.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의 대출 태도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강화됐으나 올해 초부터 다시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다만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는 한층 강화됐다. 대기업은 2분기 3에서 3분기 -6, 중소기업은 2분기 6에서 3분기 -6으로 대출 태도가 깐깐해졌다. 대내외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으로 대출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본 것이다.
신용 위험은 가계와 기업 모두 증가할 것으로 봤다. 가계의 일반 신용대출과 주택 대출 모두 신용 위험이 22에서 39로 상승했다. 대기업은 8에서 11, 중소기업은 25에서 31로 각각 올랐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의 대출 수요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가계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