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새끼고양이를 죽인 후 초등학교 통학로에 매달아 동물학대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이 3년 전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학대범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1일 포항시 북구 양학동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4개월짜리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를 죽여 노끈에 매달아 놓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고양이는 발견 당시 노끈에 목이 묶여 공중에 매달린 채 죽어 있었으며,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발견해 신고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뒤 사건 발생 9일 만인 지난달 30일 북구 커피숍에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3월 포항 도심 중앙상가에서 발생한 동물학대 사건 범인의 지문과 일치했다. A씨는 당시에도 고양이 사체 한 마리를 골목에 내걸었다.
2019년 발생한 한동대 길고양이 학대 사건 일부도 A씨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던 A씨는 검찰 송치 하루 전인 지난 8일 한동대 길고양이 사건 중 일부도 "자신이 한 것"이라며 범행을 인정했다.
한동대 사건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3월 사이 길고양이 7마리가 학대당해 죽거나 다친 일을 일컫는다.
고양이들은 죽은 채 나무에 매달려 있거나 앞발이 잘린 채 발견됐다.
A씨는 고양이들을 계획적으로 고문하고 살해한 노트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내용의 경고문과 위조한 포항시 로고를 포항시내 곳곳에 붙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시민들 제보와 협조가 수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