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거칠어지는 노동계…대우조선 파업, 노정 갈등 분수령

금속노조, 20일 10만명 총파업

민주노총도 집회로 노정 대화 촉구

정부 불법엄정 원칙에 대화 동력 ↓

고물가로 생계형 연쇄 파업도 확산

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7.20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7.20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가 정부와 대화를 촉구하면서 하반기 노동 쟁의 수위를 높인다. 노정 갈등이 더 심해질지 가늠할 일차 분수령은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가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파업은 지난 달 화물연대 총파업처럼 노동계가 투쟁의 구심점이 될 분위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서 노동정책이 실종됐다”며 올해 하반기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산하 금속노조가 20일 10만여명이 참가하는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9월24일 하반기 투쟁 결의대회, 11월12일 10만명 조합원이 모이는 총궐기 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8월15일 전국노동자대회(예정)를 비롯해 10월 돌봄노동자결의대회, 11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12월 민중대회를 열 계획도 세웠다. 민주노총은 하반기 집회에서 물가폭등 대책 마련, 사회공공성 강화 대책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웠다.



하반기 줄줄이 이어질 노동계 쟁의의 일차 분수령은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대우조선해양 파업이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40일 넘게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옥포조선소 건조 작업장 1곳을 점거하고 있다. 사측과 다른 하청업체들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면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우려는 이번 파업이 단일 사업장 노사 갈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속노조의 20일 총파업은 대우조선해양 파업의 지지 성격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앞서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총파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금속노조뿐만 아니라 민주노총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 파업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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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노정 대화를 첫 번째 요구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노동계 요구대로 전향적인 대화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노동계는 임금, 근로시간, 산업안전(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 등 정부가 추진하려는 대부분 노동 정책에 대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화물연대 파업은 노정 대화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안전운임제에 대한 노정 교섭과 별도로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경찰은 파업 시작 닷새만에 조합원 43명을 체포한 바 있다.

노정 갈등 경색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는 정부가 중대재해법을 완화하는 방향의 대책을 내놓을 시기에 맞춰 대정부 시위가 격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미 부처 비정규직 근로자, 철근콘크리트 업계, 버스업계 등 여러 현장에서 파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런 파업은 고물가로 인한 대책을 호소하는 일종의 생계형 파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노동계가 2015년 민중총궐기처럼 물리력을 행사해 정부와 맞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2일 서울 도심에서 개최된 민주노총 집회는 5만여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찰과 참가인원간 큰 충돌이 없었고 법원에서 정한 집회 시간도 지켰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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