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준석, 기소되면 또 징계"…與초선들 속내 '켜진 마이크'에 들켰다

초선 모임 중간에 삼삼오오 대화

방송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서 박대수(왼쪽부터), 유상범, 최형두, 이종성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서 박대수(왼쪽부터), 유상범, 최형두, 이종성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논의하다 대화 내용이 방송사 카메라에 그대로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이 대표의 혐의가 법원에서 확정되지 않더라도 ‘기소만 되면’ 추가 징계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회의에서 모두발언이 끝난 후 비공개 토론이 있기 전 유상범·최형두·박대수·이종성 의원 등은 모여 앉아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먼저 최형두 의원이 "중진들 중 자기 유불리에 따라서 '전당대회를 하자'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라고 운을 떼자 유상범 의원이 "그건 우리가 얘기할 게 아니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최 의원은 "당헌·당규에 따라서 한다는 것 자체가…"라며 "당헌·당규에 따라서 할 경우엔 어떻게 해석한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그냥 직무대행으로 가는 거다"라고 했다. 최 의원은 다시 "직무대행으로 가는 것은 언제까지로 보고 있나. 6개월까지?"라고 되물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 배현진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1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 배현진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의원은 "그 사이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가) 있다. (경찰수사 결과) 기소가 나오면 징계를 다시 해야 한다"라며 "수사 결과에서 '성 상납이 있었다'가 인정되면 어쩔 건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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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최 의원이 "그 얘기는 아닐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하자 유 의원은 "아닐 경우도 생각해야 되는데, 지금까지 조사한 것을 흘러보면…"이라며 애매한 답변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성 상납 한 사실이 인정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언급을 한 것이다.

최 의원이 "(성 상납에 대해) 그게 가벌성이 있나? 공소시효가 남아 있나?"라고 거듭 묻자 유 의원은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그거 다 거짓말했다. '나 (성 상납) 안 했다'고. 그게 더 중요한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다음에 또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로도 갈 수 있다. 조금 이따가 최고위원들이 다 사퇴해버리면 비대위로 바뀌기도 한다”며 "그러니까 지금 당장 여기(초선회의)에서 무리하게 해서 잘못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 옆에 앉아 있던 박대수 의원은 "(정기)전당대회·조기 전당대회 이런 얘기 안 나오게끔…"이라고 말했다.

약 1분 20초간 이어지던 이들의 대화는 마이크가 켜진 것을 뒤늦게 눈치 챈 최 의원이 마이크를 치우며 일단락됐다.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이날 해당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뒤 “국민의힘 의원들, 당대표 바꾸기에 참으로 열심”이라며 “국회의원들 모여서 비밀 얘기하는 수준이. 민생에 이토록 열정을 다하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34%는 안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편 전날 초선의원들은 비공개 회의까지 마친 뒤 브리핑에서 "현재 윤리위 결정이나 당규 원칙에 입각해서 그 원칙들을 존중하고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해서 여러 문제를 같이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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