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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봉고데기' 기업 보다나, 사모펀드와 손잡는다

릴슨PE와 단독 협상

매각가 680억 규모

이달 말 계약 체결 예정


국내 헤어 전자기기 브랜드 보다나(VODANA)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높은 가성비로 2030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확보하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대표 상품인 '봉고데기'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릴슨프라이빗에쿼티(PE)와 단독 협상을 진행하면서 매각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다나와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릴슨PE와 이르면 다음주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이번 거래 대상은 최수정 대표 보유 지분(60%) 등을 포함한 71.4%다. 릴슨PE는 보다나 구주 400억 원 등을 포함해 650억 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췬 중이다. 최수정 대표는 이번 거래 이후 릴슨PE와 공동경영을 이어간다.




보다나의 봉고데기 제품/사진제공=보다나보다나의 봉고데기 제품/사진제공=보다나




지난해 말께 보다나는 추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경영진 확보를 위해 경영권 매각을 타진했다. 이에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관심을 둔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와 관련 전략적 투자자(SI)가 투자 설명서를 수령하면서 인수를 검토했다. 매각 측은 인수를 검토한 복수 원매자를 대상으로 경쟁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릴슨PE가 올해 초 적극적인 인수의지로 독점적 협상권을 따냈다. 릴슨PE와 보다나 측은 인수 가격과 조건 등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협상이 본궤도에 접어들면서 릴슨PE는 보다나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 결성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680억 원 규모를 목표로 MG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주요 금융권과 연기금 및 공제회 등 주요 출자자(LP)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앵커 출자자의 투자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어 펀드 결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나는 2012년 최수정 대표가 설립한 미용 전자기기 브랜드다. 헤어스타일을 손쉽게 집에서 바꿀 수 있는 고데기를 주력 상품으로 헤어 드라이어기와 다양한 헤어케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고데기는 제품 성능 대비 높은 가성비와 2030 여성 고객층을 겨냥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주요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알리바바와 일본 돈키호테 등에도 진출하면서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적 역시 성장세를 이어왔다. 자본시장 전문 조사 업체인 딥서치에 따르면 보다나는 지난해 매출 251억, 영업이익 44억을 기록했다. 모두 전년 실적 대비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같은 기간 보다나의 매출은 174억, 영업이익은 28억으로 집계됐다. 매각 당시 일부 원매자는 보다나의 꾸준한 매출 규모 성장에 주목하면서 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매각이 마무리됨에 따라 릴슨PE는 두 번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 투자 '트랙레코드'를 쌓는다. 릴슨PE는 2018년 김경래 대표가 설립한 신생 운용사다. 김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FAS팀과 하나금융투자 PE사업부, H&CK파트너스 등에 몸담았다.

설립 이듬해 스위스에 본사를 둔 유아동 킥보드 브랜드 마이크로킥보드에 투자했다. 당시 국내 및 일본 판권을 보유한 지오인포테크이노베이션에 130억을 투자, 지난해 투자 원금대비 2배가량의 엑시트 성적을 거뒀다. 같은 해 카카오의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에도 투자했다. IBK캐피탈과 공동으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면서 스테이지파이브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390억 규모를 인수했다.

김선영 기자·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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