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미래에셋 해외 혁신기업에 끊임없는 투자…"유망 딜 제안 年 수백건 쏟아져"

12개 달하는 해외 현지법인 활용

타이틀리스트 등 대형 M&A 성공

업력·자본력 키우며 해외서 명성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진출 초기만 해도 부동산 투자에 집중해왔지만 끊임없이 굵직한 해외 투자은행(IB) 딜의 문을 두드리며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의 대형 빌딩(현 미래에셋상하이타워) 인수가 그 시발점이었다. 2006년 4월 3850억 원에 산 이 빌딩은 현재 가치가 1조 원을 크게 웃돈다. 빌딩 주변에 샹그릴라·리츠칼튼 등 대형 호텔이 들어서며 가치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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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 1위 골프 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투자와 엑시트도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였다. 5년여 만에 773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투자금이 1057억 원이었으니 수익률은 70%가 넘는다. 유형의 수익 외에 미래에셋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무형의 이익도 얻은 사례였다. 2013년에는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을 3800억여 원에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며 미국 하와이·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 등의 호텔을 사들였다. 2019년에는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 빌딩도 담았고 중국 안방보험은 결국 인수하지는 못했으나 글로벌 IB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고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됐다.

부동산에서 업력을 쌓은 미래에셋은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 등 미래 성장 산업에도 적극 투자했다. 2018년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업체 그랩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해 투자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 해 디디추싱에도 약 25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2019년부터는 인도네시아의 부칼라팍에 5000만 달러, 인도의 빅바스켓에 6000만 달러, 싱가포르 호텔 예약 플랫폼인 레드도어즈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베트남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팝스월드와이드에 3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도 미래에셋 투자 바구니의 핵심 중 하나다. 중국계 항체 치료 바이오 스타트업 에핌압바이오테라퓨틱스, 영국 항체 약물 접합체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 홍콩 인공지능 제약사 인실리코, 미국 디지털 우울증 상담 챗봇 플랫폼 워봇헬스, 미국 단일 세포 유전체 기반 치료제 스타트업 이뮤니타스테라퓨틱스 등이 그 대상이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대체육 전문 벤처기업 ‘임파서블푸드’에 총 480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10%를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투자 트렌드로 급부상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발맞춘 투자다. 대체육은 탄소 배출 문제를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조명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해외투자는 미래에셋의 탄탄한 해외 법인 네트워크에서 비롯됐다. 해외 현지법인 12개, 사무소 3개 등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현지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2020년 업계 최초로 연간 세전 순이익 2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1년에도 243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사정에 맞춰 인수금융, 메자닌 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투자(PI), 셀다운, 지분 인수 딜 등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앞으로도 유망한 딜 제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높아진 명성에 걸맞은 제안들이 해외에서 물밀듯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스페이스X 투자의 경우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 펀딩에 추가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미래에셋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해외 진출 초기만 해도 아시아 변방의 작은 증권사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먼저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보는 눈높이가 달라졌다”면서 “연간 수백 건의 해외 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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