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CPI 급등 '원흉' 美 휘발유가격 꺾였지만…푸틴 '에너지 무기화' 최대 변수


전 세계를 인플레이션으로 이끈 유가는 이제 ‘인플레이션 정점론’의 첫 번째 근거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현재 배럴당 100달러 안팎인 유가가 연말에 60달러대까지 빠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예상 밖으로 끌어올린 현지 휘발유 가격 급등세는 이달 들어 주춤해진 상태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월 갤런당 4.44달러였던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6월 4.94달러로 껑충 뛰었다가 이달 11일 현재 4.65달러로 하락했다. 6월에 전년 대비 60% 가까이 치솟으며 고물가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면 7월 이후 미국의 물가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월 중순 이후 휘발유 가격 하락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CPI를 “구닥다리 통계”라고 평가 절하한 데는 이런 사정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 수급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유가 수준이 외려 수요를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수급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IEA는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보다 24만 배럴 적은 하루 9920만 배럴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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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6개월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유가를 다시 상승세로 돌아가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서부와 흑해를 연결하는 송유관 가동을 임시 중단하기로 하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금세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사 가스프롬이 설비 보수를 이유로 막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재개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유럽을 위협하는 것도 유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오일메이저 셰브런의 마이클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원유 공급이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유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의 유가 하락이 ‘착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달 미 석유 대기업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 1200만 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18.7%로 늘린 것도 유가 하락이 아닌 상승에 베팅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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