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다시 꼬인 與·野…원구성 ‘제헌절’ 넘기나

민주당 “일괄타결 합의 파기…사과해야”

국민의힘 “결렬책임 떠넘긴 것…무책임”

김진표 의장 중재에도 빈 손 원대 회동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실마리를 찾던 여야가 15일 다시 대치 상황에 빠졌다. 공언했던 17일 제헌절 이전 원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야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접점을 찾는 듯 했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한 방송을 통해 협상 내용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 대행의 방송 인터뷰가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일괄타결’ 합의을 파기했다고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결렬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권 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위기라면서 있지도 않은 일을 과대 망상해 원구성 지연시키는 것도 무책임하다”며 “지금은 공영방송을 특정세력이 아닌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지혜 모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임위 배분 협상과정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 몫으로 하겠다는 민주당을 정조준한 셈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이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가져가야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으니 결렬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겼다”고 쏘아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를 들어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를 들어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혼신의 힘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민주당의 정치적 도의를 버린 채 난데없는 찬물을 끼얹은 국민의힘에 거듭 유감을 표명한다”며 “민주당은 운영위와 법사위를 포함해 대폭 양보 의사를 밝힌 만큼 국민의힘은 대승적 결단을 취해주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방송장악 시도가 원구성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어제 회동에서 대부분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혔지만, 국민의힘의 과방위 집착으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검찰개혁법 통과 과정에서 국회의장의 중재안 합의를 파기한 뒤 국민의힘이 신뢰를 보여주는 행동을 못하고 있다”며 “일괄타결 약속도 언론에 나가 발표해 신뢰를 다시 허물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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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가 다시 가팔라지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나서 원 구성 정상화의 시간표까지 제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김 의장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 면담에서 ‘19일 상임위원장 선출, 20~21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22·25·26일 대정부질’ 등 국회 일정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케줄 제시를 통해 여야 합의를 이끌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여야 협상이 재개될 여지는 낮다는 관측이다.

김 의장과 회동 직후 박 원내대표는 취재진에게 “당분간 좀 더 시간을 가져야 겠다”며 “국민의힘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공개하면 또 뭐라고 해서 말을 못한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 하지 않었다.

다만 쟁점이 됐던 사개특위 정상화에 합의가 된 만큼 행안위와 과방위 가운데 한 곳씩 여야 양보를 통해 주말 중 협상 타결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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