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과도한 업황 우려 줄어…외국인 '반도체 투톱' 4000억 순매수

업종 전반 2분기 호실적 기대속

PBR 역대급 저평가 수준 진입

일각 "추가반등 가능성" 시각도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 만에 6만 원 선을 탈환했다. SK하이닉스도 5%대 급등을 보이며 주가 10만 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추락하던 반도체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과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에 온기를 전했다. 달러 강세로 반도체주의 수출 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점도 동력을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앞으로 경기회복에 따른 본격적인 주가 상승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500원(4.35%) 오른 6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16일 6만 900원을 기록한 후 한 달(21거래일) 만에 6만 원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 오른 9만 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살아나면서 경기 침체 우려에 짓눌렸던 코스피 지수도 전일보다 8.66포인트(0.37%) 오른 2330.9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6일 이후 처음으로 2300선을 밑돌기도 했다.

관련기사



국내 반도체 ‘투톱’인 두 회사의 주가가 반등한 것은 TSMC가 전일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341억 4000만 대만달러(약 23조 4600억 원), 순이익이 2370억 3000만 대만달러(10조 4000억 원)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43.5%, 76.4%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TSMC는 3분기 매출 전망을 27조 원 규모, 영업이익률은 47~49%로 제시하고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30% 중반으로 높여 잡았다. 지난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9% 상승하며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호조를 보인 점도 투자 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 AMD(1.39%), 엔비디아(1.37%), 인텔(1.34%), 마이크론(0.83%) 등 대부분 반도체 종목이 1%대 강세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TSMC 실적 서프라이즈 발표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업종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26원을 돌파하며 달러 강세가 이어졌음에도 외국인은 반도체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달러 강세로 전반적인 환차익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도체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면 차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3207억 원, SK하이닉스 837억 원 등 두 종목만 404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남는다. 6월 이후 목표 주가를 발표한 18곳의 증권사 중 15개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내려잡았다. 키움증권은 8만 원보다 낮은 7만 3000원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매크로(거시경제) 이슈로 세트 출하가 예상을 밑돌며 전방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 업체들의 재고도 증가하며 올해 하반기 D램과 낸드 가격의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이미 반도체 업황 우려를 선반영한 만큼 추가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1.33배, 1.03배로 역사적인 저평가 수준에 들어선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실적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반도체주의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측면이 컸다”면서 “우려보다 2분기 실적이 선방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조금씩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관련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주가가 실적을 약 6개월 선행한 선례를 고려하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주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동희·양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