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사우디, 이스라엘에도 하늘길 연다…바이든 순방 앞두고 화해 제스처

"모든 항공편 영공 통과 허용"

'反이란연합' 동참 의사 해석

美 "바이든, 환영·찬사 보내"


사우디아라비아가 14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몇 시간 앞두고 이스라엘 항공사에 막혀 있던 하늘길을 열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미국이 오랜 갈등으로 단절됐던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들을 규합해 반(反)이란 연합을 형성하려는 데 사우디가 동참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이날 "통과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항공사에 영공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그동안 공식 국교를 맺지 않은 이스라엘 항공사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행 항공편을 제외하고는 영공 통과를 금지했으나 이번 조치로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기의 비행이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백악관 측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의 이번 조처에 대해 "환영하고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줄곧 적대적이었으나 이란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교 수립의 필요성이 높아진 데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UAE·바레인·모로코·수단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뒤 점차 관계가 개선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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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가 이스라엘에 한발 더 유화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AP통신은 “이번 발표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점진적 조치”라며 “지난주에는 이스라엘 국방 기자 몇 명이 사우디를 방문해 직접 경험한 우호적 분위기를 보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이스라엘 내 무슬림이 메카 순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년 이스라엘 직항 전세기를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증산과 동맹 관계 재정립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측은 백악관에 원유 증산이나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 재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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