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 장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문 기간 중 원유 증산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유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시장 상황을 평가해 적절한 생산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방문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과 확대 실무 회의를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정상 회의에서 유가 및 물가 상승의 원인이 서방 주도의 ‘무리한’ 탄소 중립 정책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요 에너지원을 배제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비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으키고, 실업률 증가와 사회 문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 지정학적 상황은 세계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더 많은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은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접근법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는 오는 2027년까지 하루 1300만 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며“이는 하루 최대 생산 능력치로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르한 외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연합 방위'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토대로 이란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연합 방공망 구축을 추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사우디 영공을 통과해 비행할 수 있게 한 것에 대해서도 “외교관계와 상관없는 조치”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간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국체를 인정하지 않아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