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3개월간 '빅스텝'만 62번…전세계 '역환율전쟁' 가속

신흥·선진국 너도나도 금리인상

EU·日 긴축 대열 합류할지 주목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유례없는 달러화 강세 속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앞다퉈 대폭 금리 인상에 나서는 ‘역환율 전쟁’에 속도가 붙었다. 통상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조절이 0.25%포인트 단위로 이뤄지던 것과 달리 각국이 0.5%포인트 이상의 ‘빅스텝’을 밟는 현상이 통화정책의 '뉴노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 시간) 4~6월 전 세계 55개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을 분석한 결과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총 62차례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 이뤄진 17번의 금리 인상까지 더하면 4개월도 안 돼 빅스텝만 80번 단행됐다. 제인 폴리 라보방크 선임외환관리담당관은 “이제 50이 새로운 25"라고 진단했다.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이 25bp(1bp=0.01%포인트)에서 50bp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21세기 최대 규모의 금리 인상'을 촉발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다. 연준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약세로 얻는 수출 경쟁력보다 외환 유출,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따른 출혈이 더 크다는 판단 하에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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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달러 압력에 취약한 신흥국들의 금리 인상 폭이 크다. 지난해부터 통화 가치가 폭락한 헝가리는 12일 기준금리를 2%포인트 파격 인상해 최근 두 달 사이 3.85%포인트나 올렸다. 칠레와 필리핀은 14일 나란히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선진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캐나다가 지난주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울트라스텝(1%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섰고 호주·노르웨이·스위스·뉴질랜드 등도 빅스텝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아직 금리 인상에 합류하지 않은 채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에 쏠리고 있다. ECB는 6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8.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1년 만에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여전히 인상 폭은 25bp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 홀로’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BOJ 역시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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