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최근 1년 동안 가파르게 인상한 탓에 중소 업계가 이자폭탄으로 무더기 도산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따른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더 많은 이자 부담 증가에 노출돼 생존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기준금리가 2021년 7월 0.5%에서 올 7월 2.25%로 1년 동안 1.75%(p)포인트 급등하면서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9조7000억 원이나 폭등한 것으로 추산됐다. 월 평균 8008억 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통화당국이 올해 3차례 남은 금융통회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단행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스탠스에 보조를 맞춘다고 할 때 최소 1%(p)포인트 인상을 가정하면, 중소 업계는 5.5조 원 규모의 추가적인 이자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김찬구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외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p 높이면 기업들의 이자 부담 규 모는 대기업 경우 2.3조원에 불과하지만 중소기업은 5.5조원 증가해 훨씬 부담이 크다”며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돼 금리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연쇄적인 도산이 잇따를 수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 대출금리 변동이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으로 전가 더 크다는 점은 중소 업계를 더 곤혹스럽게 한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기준금리 상승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까지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은 886조 4000억원으로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대기업(179조3000억 원) 보다 약 5배 높다. 주목할 점은 통화정책 변화 탓에 대출금리의 전가는 중소기업이 0.64, 대기업이 0.57으로 중소기업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한정된 자금 조달 수단을 가진 중소기업의 경우 기준금리 상승 까닭에 이자 부담이 늘어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생존위협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김현석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중소기업들에게 더 많은 이자 부담 증가에 노출이라는 악영향을 초래한다”며 “이자폭탄으로 임금과 임대료 지급 등 재정적 부담이 한계에 직면해 영세 중소업체와 자영업자의 무더기 파산이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