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매미에게' 자작詩 올린 中기자…'황당 징계' 사연

"매미 울음소리·폭염 주제" 해명했지만 자아비판·교육 처벌받아

올 하반기 전당대회 앞두고 SNS 통제 강화

쉬안커구이 상하이미디어그룹 기자의 웨이보. '관련 법률 법규 위반으로 해당 사용자는 금언 조치했다'는 안내문이 게재되어 있다. 웨이보 캡처쉬안커구이 상하이미디어그룹 기자의 웨이보. '관련 법률 법규 위반으로 해당 사용자는 금언 조치했다'는 안내문이 게재되어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상하이의 한 중견 기자가 자신의 SNS에 자작시를 올렸다가 징계를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홍콩명보에 따르면 상하이미디어그룹(SMG) 산하의 인터넷 매체인 칸칸신원 소속 쉬안커구이(宣克炅·45) 기자는 지난 15일 웨이보에 짧은 해학시 ‘매미에게’를 게시했다.



기자가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누리꾼들의 지적과 고발이 빗발쳤다. ‘높은 곳, 스스로 총명하다 여기다’ 등 일부 표현이 최고 지도자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결국 해당 글은 웨이보를 운영하는 신랑망에 의해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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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안 기자는 “아파트 단지에서 조깅을 하던 중 들린 매미 울음소리가 신경을 거스른 데다가 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이런 시를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명보에 따르면 쉬안 기자는 회사 측으로부터 자아비판과 교육 처벌을 받았다. 그는 “독자의 오독 역시 성숙한 매체 종사자가 직업적으로 책임을 지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 중국 공산당의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당국은 SNS 여론통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신랑망은 앞서 지난 13일 “중국어 발음은 같지만 철자가 다른 동음이철어를 말하는 해음(諧音)과 고의로 글자를 틀리게 바꿔 쓰는 변체자를 규정 위반 행위로 보고 시정조치하겠다”고 공지했다. 당과 지도부를 향한 우회적 비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18일 “쉬안 기자의 자작시 ‘매미에게’는 해음도, 변체자를 사용한 게시물도 아니지만 규정 위반으로 삭제당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기자는 매미로 시를 지었는데 집권자가 스스로 자신을 여기에 끼워맞추며 기자가 딴 마음을 품었다 여긴다”며 “매미 황제가 의심이 많다”고 꼬집었다.


마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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